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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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부……그래도 경남이 웃을 수 있는 이유

기사입력 2009.03.09 19:24 / 기사수정 2009.03.09 19:24

경남FC 기자

무승부……사전적 의미는 [내기나 경기 따위에서 이기고 짐이 없이 비김] 이라는 뜻이다.

결과의 스포츠라 불리는 축구에서 어떻게 해서든 '승' 또는 '패'처럼 뚜렷한 결과를 바라는 필자에게는 이기고 짐이 없는 무승부라는 결과는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그러나 명예기자가 되어 직접 그라운드에 찾아가 기자석에서 바라본 그라운드에서는 무승부라는 결과 속에도 '승' '패'까지는 아닐지언정 웃는 자와 우는 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본다면 무승부는 참으로 미묘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8일 바람 한 점 없는 화창한 오후 창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경남FC와 전북현대의 개막전이 펼쳐졌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1-1무승부였다. 하지만 미묘한 승부 속에서 웃는 자는 경남이었다. 지난 2008 K-리그 6강의 문턱에서 경남을 끌어내린 전북과의 복수전이었기에 기자도 상당히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창원 종합 운동장을 찾았다.

하지만, 결과는 무승부였고 화려한 복수를 꿈꾸었던 경남의 팬들에게는 참으로 야속한 무승부가 아닐 수 없다 다 이겼다 싶었는데 막판에 덜미를 잡혔으니 그럴만도 하다.

필자 역시도 경남의 팬 중 한 사람으로써 경기가 끝난 후 한참 동안 경기장 기자석에서 아쉬움에 발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보면서 오늘 결과보다도 다음 경기 승리의 가능성을 보았기에 필자는 무승부에 대한 실망감보다 기대감을 안고 경기장을 떠날 수가 있었다.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패기만점 신인들

경남팬들은 지난 시즌 개막전을 잊지 못한다 2008 K-리그 개막전 경남과 대구의 경기.

이 경기에서 경남은 서상민이라는 슈퍼신인을 앞세워 4골을 몰아넣으며 4-2로 대구를 대파하였다 서상민은 데뷔전 2골이라는 앞으로도 길이 남을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프로무대에 데뷔를 하였다.

이번 시즌에도 경남은 개막전에서 송호영-이용래-노영훈 3명의 선수가 첫 프로데뷔무대를 가졌다. 특히나 시즌 시작 전부터 제2의 서상민이라는 칭호를 받으며 조광래 감독의 무한한 사랑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송호영은 비록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날카로운 드리블과 슈팅으로 무장하여 몇 차례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경남팬들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하지만, 이날 기자를 주목하게 했던 선수는 송호영 선수보다도 이용래 선수였다. 오늘 경기에서 함께 프로무대에 데뷔한 노영훈 선수와 짝을 이루어 중원을 책임졌던 이용래 선수는 90분 내내 지치지 않는 체력을 바탕으로 미드필더 진영을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투쟁적인 움직임으로 중원을 서서히 장악하며 경남이 전북의 미드필더를 압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공수 연결고리로서 임무도 확실히 하며 공격 수비 어디 하나 나무랄 때가 없었다.

오늘 출전했던 신인 선수들은 정말 모두 첫 프로데뷔라는 것이 의심스러울 만큼 멋진 모습을 보여 주었다 조광래 감독님 역시 오늘 경기력에 대해서 만족감을 드러낼 만큼 신인선수들은 성공적인 데뷔무대를 가졌다.

더욱이 이 선수들은 오늘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은 젊은 선수들 이기에 그 기대감이 남다르다.

환상적인 브라질 듀오 인디오와 호제리오

이번 경기에서 최고의 MVP가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단연코 호제리오와 인디오 두 브라질 듀오를 꼽고 싶다.

특히나 호제리오는 오늘 경남에서의 첫 데뷔전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많은 용병이 그렇지만 확연히 다른 축구문화에 적응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이날 호제리오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인 이동국을 맞아 완벽한 수비실력을 뽐내었다. 

▲ 경남의 '환타지스타' 인디오

191cm의 장신이라는 점을 앞세워 공중볼에서는 정말 압도적이었고 다른 수비수들과의 호흡 역시도 나무랄 때 없었다 앞으로 오늘 경기력만 놓고 본다면 통곡의 벽이라 불렸던 마토에 견주어 볼 만한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브리질리언 인디오는 이날 창원 종합 운동장을 찾아온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낼만한 명장면들을 연출해 내었다 후반 17분 김동찬과 교체해 들어간 인디오는 들어가자마자 센터서클에서부터 전북 선수들을 순식간에 4~5명을 드리블로 허물고 들어가 슈팅을 하며 경기장을 달구어 놓았다 그때부터 인디오의 원맨쇼였다.

프리킥 상황에서 득점까지 하더니 나중엔 하대성 선수에게서 퇴장을 유도하며 완전히 경남의 페이스로 만들어 버렸다 정말 현대축구에서 '판타지 스타'란 있을 수 없다고 하지만 오늘 경기만 놓고 본다면 인디오는 '환타지스타'였다.

자칫 전북의 분위기로 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의 조광래 감독의 판단도 정말 좋았지만 들어오자마자의 그 폭발력은 정말 환상 그 자체였다 'KBS' 한준희 해설위원이 뽑은 2008 최고의 용병중 한 명인 '경남의 환타지스타' 인디오와 최고의 경기력을 펼쳐준 호제리오. 이 두 
브라질리언 듀오가 보여준 오늘의 경기력은 이번 시즌 경남의 성적표를 기대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 이동국을 꽁꽁 틀어막은 호제리우



경남FC 명예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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