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씨배] '철벽 마무리' 이창호, 최철한에 3집승으로 결승 선승

[엑스포츠뉴스=류지일 기자] '최고 상금을 자랑하는 응씨배의 왕자는 누구?'

3일 싱가폴 플러턴 호텔에서 벌어진 '제6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5번기 1국에서 이창호 9단이 최철한 9단을 261수를 끝으로 3집승을 거두었다.

응씨배는 4년에 한번 개최되어 바둑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잉창치배, '잉씨배'라고도 불리는 응씨배는 세계대회 이기도 하면서 우승상금이 국내 메이저 대회보다 그 규모가 크다. 올해 제6회 응씨배 결승은 싱가폴에서 맞는 3번째 결승이며 이창호 9단과 최철한 9단이 결승에 진출, 한국 집안싸움이 벌어진 싱가폴의 응씨배 우승은 3회 모두 한국의 독식이다.

돋보인 것은 처음부터 예상하고 나온듯한 이창호 9단의 백번 선택. 최철한 9단의 공격적인 기풍에 자신감을 표현하기라도 하듯 극히 무난한 초반 진행이 이어졌다. 실리를  서로 먼저 차지했을 때 칼을 먼저 뽑은 건 '돌부처' 이창호 9단이었다. 좌변에 침투 이후 이득을 본 이창호 9단에 최철한 9단은 응수하듯 좌변을 공격해 나갔다. 하지만, 침착의 이창호 9단은 결국 타계에 성공하며 집으로 많이 앞선 상황. 막판 지칠 줄 모르는 최철한 9단이 따라붙으며 승부를 노렸지만 끝내기의 이창호 9단은 계산이라도 한 듯 유유히 마무리를 지었다. 

아직 갈 길이 먼 응씨배 결승 5번기 중 1국이 끝난 것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그간 이를 갈아온 독사의 행진은 지금부터다. 

물론 이창호 9단의 기세 역시 만만치 않다. 두 기사는 원래 만만치 않은 실력자들이기 때문에 결과를 보지 않고서는 아무도 모른다. 누구보다 우승에 목마른 사람은 이창호 9단이었다. 17개월간 이세돌 9단에게 랭킹1위를 양보한 그 심정을 어찌 알 것인가 이번 응씨배 우승으로 조심스럽게 날갯짓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아래는 사이버오로 해설을 맡은 '악동스★ 7단'의 이번 경기 총평이다.

"최철한 9단이 굉장히 서둘렀습니다. 초반 우변 백대마를 공격해 뭔가 이득을 취하자고 했지만 직선적으로 공격하는 바람에 큰 이득을 보지 못했죠. 공격 대상이 모두 사라지면서 어쩔 수 없이 집짓기 싸움으로 나갔는데요. 초반 이창호 9단이 잔뜩 실리를 벌어놓은 상태라 쫓아가기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두터움을 이용해 최대한 미세하게 따라붙었는데요. 이창호 9단의 철벽마무리에 막혀 역전까지 이르진 못했습니다. 이창호 9단의 종반끝내기는 여전한 것 같네요"

[사진 (C) 한국기원 공식 홈페이지 캡처]

류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