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박세영은 털털했다. 차가울 것 같은 첫인상과 달리 인터뷰 내내 어떤 질문에도 숨김없이 솔직하게 답했다. 한 시간 동안 재밌는 수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겉모습만 보고 편견만 가졌던 게 미안해졌다.
MBC 드라마 '돈꽃'에서 박세영이 보여준 연기도 그랬다. '돈꽃' 이전에 박세영의 대표작이었던 '내 딸, 금사월'에서 악녀의 이미지가 강렬해서인지 나모현 역할에 박세영이 캐스팅됐을 때 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나모현이 악역이 되는 반전이 있는 게 아니냐고들 했다.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이순재, 이미숙, 장혁 등 연기로 날고 기는 대배우들 사이에서 박세영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의견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런 편견을 보란 듯이 깼다. '연기력이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슨 비결이 있었을까? 박세영은 다른 작품 때처럼 그저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다른 게 있다면 '돈꽃'을 찍을 때는 더 많이 좌절했다는 점이다. 박세영은 "깨졌다"고 표현했다.
'돈꽃'을 찍으며 "여태까지는 내가 연기의 '연'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는 그는 "촬영 도중 정말 바닥을 치고 '못하겠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그게 연기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저에게 나모현은 너무 벅찼어요. 딱 이 시기에 선생님들, 선배님들을 만나서 연기할 수 있는 게 영광일 뿐이에요. 지금 나모현을 만났기 때문에 이만큼 깨지고 더 성숙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선배님들 같은 내공을 갖고 나모현을 연기했으면 어땠을까 그런 아쉬움도 있어요. 아직 갈 길이 멀죠."
연기뿐만 아니라 체력적으로도 힘든 장면의 연속이었다. 나모현이 물에 빠진 강필주(장혁)를 구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속성으로 스킨스쿠버를 배웠다. 원래 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물속에서 숨을 참는 게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그래도 고생 끝에 멋진 장면이 나왔다.
박세영은 "안 예쁘게 나오고 마음에 들었다. 사실적으로 나왔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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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