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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리그 1R] 파크랜드vs넷마블,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기사입력 2005.05.17 02:41 / 기사수정 2005.05.17 02:41

두정아 기자

농협 2005 한국 바둑리그 1라운드 파크랜드vs넷마블

농협 2005 한국바둑리그 1라운드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5월 12일부터 15일까지 바둑TV 스튜디오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인 넷마블과 지난해 2위였던 강팀 파크랜드는 각각 2승을 챙기며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순번

승자

패자

결과

4장

손근기 2단 (파크랜드)

서무상 5단 (넷마블)

백 불계승

3장

안달훈 6단 (파크랜드)

이영구 4단 (넷마블)

흑 4집반승

2장

조한승 8단 (넷마블)

원성진 6단 (파크랜드)

흑 2집반승

주장

목진석 9단 (넷마블)

유창혁 9단 (파크랜드)

백 반집승

                                       ▲ 농협 2005 한국바둑리그 1R


[4장전]
손근기 2단(파크랜드) VS 서무상 5단(넷마블)

팀 전력에 있어 큰 변수로 작용하는 4장전은 운명을 가릴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올해  바둑리그에 첫 출전인 파크랜드의 손근기 2단과 넷마블의 서무상 5단. 두 기사 모두 개막전이라는 부담감을 안고 있었을 뿐 아니라 방송 대국에도 익숙치 않은 기사들이었다. 

이 날 두 선수는 더블헤더를 치뤄야 했다. 오전에 있었던 기성전 예선에 이은 두번째 대국이었다. 손근기 2단은 진시영 초단에게 승리했고 서무상 5단은 박정상 5단에게 아쉽게 패해 이것이 두 기사의 승패에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를 낳기도 했다.

결과는 우려했던 것처럼 손근기 2단의 완승. 손근기 2단은 우변 실리를 중심으로 안정된 판을 짜 나갔고 흑을 쥔 서무상 5단은 두터움을 바탕으로 과감한 스타일을 고수했다. 서 5단은 중반들어 승부수를 던지며 역전을 꽤했으나 큰 역할을 해내지 못해 결국 돌을 던졌다. 파크랜드는 먼저 1승을 챙기며 기분좋은 출발을 보였다.



[3장전] 안달훈 6단(파크) VS 이영구 4단(넷마블)

파크랜드와 넷마블은 둘 다 2, 3장이 모두 강해 팽팽한 승부가 예상됐다.

안달훈 6단은 드래프트 때 ‘천원전 결승에 실패한 후 슬럼프를 겪었지만, 이제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한 바 있다. 자신의 발언에 책임감을 느껴서일까. 이영구 4단과의 3장전에서 예상치 못한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이영구 4단은 최근 13연승을 달리며 상승기류를 타고 있었지만 뜻밖의 패배로 연승행진에 종지부를 찍어야 했다. 초반, 상변에 큰 집을 지은 안달훈 6단은 안정된 페이스를 보였고 이영구 4단은 실리를 확보하며 중앙을 공략했지만 특별한 전투를 벌이지 않고 승부가 갈렸다.

파크랜드는 4장전에 이어 3장전에서도 승점을 보태 2:0으로 앞서는 등 매우 안정된 기량을 선보였다. 


[2장전] 원성진 6단(파크랜드) VS 조한승 8단(넷마블)
 
2연패를 당한 넷마블로서는 위기였다. 때문에 2장전에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 두 기사 모두 주장급 2장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팀내 큰 역할을 차지했다. 상대 전적은 6승 3패로 조한승 8단이 앞서 있었다. 예상대로 조한승 8단이 팀의 첫승을 올리며 2연패의 종지부를 찍는데 성공한다.

올해 승률 79%로 막힘없이 잘나갔던 원성진 6단은 지난 바둑리그 전승자인 조한승 8단에게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초반 두터운 세력을 확보하며 우세했던 원성진 6단은 조한승 8단의 유연한 실리 행마에 중앙 대마를 잡히며 위기를 맞았다. 


[주장전] 유창혁 9단 (파크랜드) VS 목진석 9단(넷마블) 

우승 후보끼리의 마지막 대결. 
목진석 9단은 실험 정신이 강해 새로운 수를 많이 두는 기사로 알려져 있다. 이번 대국에서도 초반 이러한 양상을 보였는데 상식을 벗어난 모험 정신이 돋보였다.

초반 흑을 쥔 유창혁 9단이 괴로웠으나 형세는 점점 미세해져 마지막까지 ‘반집 승부’를 놓고 다투는 상황이었다. 초반 두터움을 유지한 목진석 9단이 잡히느냐 잡느냐에 따라 단명국이 될 수도 있고 장기전으로 들어갈 수 있는 상황. 지난해 유창혁 9단은 막판 실족해 우승을 놓친 경험이 있지만 이번엔 그 반대였다. 유창혁 9단은 초반 실수를 범했지만, 목진석 9단이 삐긋하면 상황은 금세 달라질 수 있어 유불리를 논할 수 없었다. 목진석 9단이 유리했지만 그대로 우승에 골인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후반 들어 목진석 9단은 시간 연장을 넘기며 하변에 관심을 기울였고, 흑은 중앙의 두터움으로 역전을 노렸다. 흑은 대마를 살리며 반격을 꽤했지만 결국 '반집의 승부사'는 목진석 9단의 차지가 됐다. 치열한 끝내기 끝에 목진석 9단은 정규리그 1승을 기록하며 팀을 2승으로 이끌어 파크랜드와의 팽팽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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