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강릉, 조은혜 기자] 스무살의 김민석이 사고를 쳤다. 대한민국 빙속의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기분 좋은 반전이다.
김민석은 13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종목에서 1분44초93를 기록했다. 15조 인코스에서 라트비아 하랄즈 실로우스(라트비아)와 함께 레이스를 펼친 김민석은 놀라운 스피드로 빙판을 갈랐고, 끝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많은 의미가 있는 메달이었다. 이번 대회 대한민국의 두 번째 금메달이자 빙속 종목에서의 첫 메달이었다. 무엇보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역사상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메달이 나온 적이 없었다. 말그대로 김민석의 레이스는 새 역사를 썼다.
'깜짝 메달'이었지만, 김민석은 이미 지난해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1500m, 팀추월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하며 2관왕을 달성한 스피드스케이팅 기대주였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착실하게 이날의 영광을 준비했다.
남자 빙속 대표팀의 '맏형' 이승훈에게도 김민석은 믿음직스러운 후배였다. 지난 11일 주종목이 아닌 5000m에서 최종 5위로 만족스러운 기록을 남긴 이승훈은 경기 후 팀추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민석이는 1500m도 중요하다. 잘 해내리라 본다"고 기대했고, 이승훈의 말처럼 김민석은 '잘 해냈다'.
깜짝 메달로 자신을 포함해 모두를 기쁘게 한 김민석은 오는 18일 이승훈, 정재원과 함께 남자 팀추월 경기에도 나선다. 세 선수 모두가 칼을 갈고 준비한 종목이다. 과연 김민석이 또 하나의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까. 1500m 경기가 시작하기 전과 후의 김민석을 향한 기대는 확실히 달라졌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강릉,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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