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5.11 17:16 / 기사수정 2005.05.11 17:16
지난 10일 대한축구협회는 다음달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벡, 쿠웨이트와의 원정 2연전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고 예상대로 박주영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4경기 연속골을 비롯해서 11경기에서 6골을 터뜨리며 신인답지 않는 활약을 보여준 박주영의 합류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세계 청소년 대회에도 출전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어하는 박주영과 대한축구협회로선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박주영의 무리한 스케쥴은 자칫 잘못하면 선수를 혹사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잠재적인 부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박주영은 감기 몸살을 비롯한 피로 누적을 호소하며 지난 5월 1일 울산전부터 무거운 몸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연이은 K리그 출전과 각종 대외 활동 등으로 정상적인 휴식을 취하기는 어려운 상황.
또한 FC서울의 이장수 감독이 박주영의 외부 활동을 철저히 통제하겠다고 밝히며 박주영 보호에 나섰지만 여전히 소속팀 FC 서울의 메인 스폰서와 관련된 행사에 참여하는 등 박주영 보호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A대표팀과 청소년 대표팀을 오가는 다음 달 강행군에서 박주영이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일부 언론 매체에선 우즈벡, 쿠웨이트간의 시차와 중동에서 네덜란드까지의 시차가 얼마 차이가 안나 체력적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장거리 이동과 각국의 기후를 비롯한 여러 주변 환경 등 선수의 컨디션을 저하시키는 요인은 충분하다. 그리고 이러한 것에서 예기치 못한 부상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이동국을 통해 선수의 혹사가 선수 본인은 물론이고 한국 축구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 경험했다. 2000년 이동국은 골드컵을 비롯해서 시드니 올림픽, 레바논 아시안컵에 연이어 출전했고 그 사이마다 K리그 일정을 소화했다. 그리고 이동국의 양 무릎엔 붕대가 1년 내내 감겨있었다.
이동국은 이때의 부상으로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서서히 잃어갔고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2002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도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그리고 이동국이 한국 대표팀의 스트라이커로 돌아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제 박주영이 이동국의 전철을 밟을려고 한다. 지금은 별 문제가 없겠지만 앞으로 있을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박주영은 계속 불려 다닐 것이다. 진정 축구협회가 어린 유망주를 생각한다면 그가 차근차근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렇지 않고 생각없이 일을 처리한다면 우리는 제2, 제3의 이동국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사진 출처 - 대한축구협회 (www.kf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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