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2.07 21:14 / 기사수정 2009.02.07 21:14
[엑스포츠뉴스=유진 기자]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대한야구협회(회장 : 강승규)가 한국야구위원회(사무총장 : 하일성, 이하 KBO)와는 다른,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증명하듯 강승규 회장은 지난 6일, 프로야구 관계자들을 대거 축출하고 자신의 회장 선거운동을 주도해 온 측근들을 주요 보직에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아마야구를 총괄하는 대한야구협회가 프로야구의 대표격인 KBO와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오히려 대한야구협회가 KBO와는 다른, 아마야구만의 흥행요소를 만들 수 있는 ‘전문적인 단체’로 발전한다면 굳이 KBO와 같은 길을 갈 필요는 없다. KBO는 KBO 대로 프로야구의 흥행을, 대한야구협회는 대한야구협회대로 고교/대학/사회인 야구의 흥행을 이끈다면 양 단체의 상호 발전도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그러나 이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었을 때의 이야기다. 또한 대한야구협회가 크게 간과한 점이 있다. 30억의 운영자금 중 KBO와 프로구단의 지원금이 10~15억에 달하기 때문이다. 민경훈 전 회장이 KBO 총재와 대한야구협회장 겸임을 주장한 것도 대한야구협회의 대주주가 KBO이기 때문이었다. 또한 현장에서도 두 단체가 독자적인 길을 걷는 것 보다는 통합되어 같은 길을 걷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에 프로야구 8개 구단 단장들은 “당장 아마야구 지원금 중단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프로야구를 배제한 대한야구협회의 인사정책에 얼마나 큰 실망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전문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대한야구협회나 이에 반발하는 프로구단 단장들의 입장 모두를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안 없는 정책은 큰 파장을 일으킬 뿐이며, ‘이전투구’의 바탕이 되는 길이기도 하다. 대한야구협회가 프로야구 인사를 배제했다면, 프로 지원금 없이도 독자적인 길을 모색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어야 하며, 프로구단 단장들은 대한야구협회가 아닌 다른 루트로 아마야구를 지원하는 방법을 제시했어야 했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양 측의 대화가 선결되지 않은 데에 있다.
대한야구협회가 프로 지원 없이 독자적인 ‘전문 아마추어 야구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예산 지원에 대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예산 문제를 해결해야 인프라 문제나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 개최 문제, 국내 고고/대학야구 선수권 대회 문제 등이 해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프로야구 관계자들이 아마야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프로야구 선수협의회를 통한 지원, 프로구단과 고교/대학야구 자매결연을 통한 직접 지원, 프로 2군 - 아마야구 친선경기를 통한 야구용품 지원 등 굳이 대한야구협회를 통하지 않고도 아마야구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대한야구협회와 프로구단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양 측의 공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야구는 프로야구의 밑바탕을 이끄는 젖줄같은 존재다. 둘이 서로 다른 길을 가겠다고 해도 결국은 접점이 있기 마련이다. 모쪼록 2월 9일, KBO 총재 선임을 시작으로 야구계의 ‘대화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원한다. 결국은 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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