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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 삼국지] '파란 백곰 형제' 이권준, 이권재가 함께 그리는 꿈-①

기사입력 2009.02.03 17:15 / 기사수정 2009.02.03 17:15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08-09 정규리그 우승을 일궈내며 그 어느 때보다 즐거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안양 한라에는 유난히 가까운 사이가 많습니다. 바로 '가족'인데요.

요즘 한창 자신의 진가를 보이고 있는 김원중은 누나인 김주희씨가 프런트에 근무하고 있고, 김홍일 김홍익 형제와 더불어 이번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한 조민호는 '스나이퍼' 김한성과 사촌지간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야기를 시작할 이 두 형제, 이권준, 이권재도 빼놓을 수 없겠죠.

경희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연세대까지 항상 함께 스틱을 들었던 두 학년 터울의 이 형제는 우직한 생김새부터 거친 플레이까지 안양 한라의 캐릭터인 백곰을 많이 닮았습니다.

포지션은 형인 이권준이 수비, 동생이 이권재가 공격을 맡고 있어 서로 다르지만 상대 선수를 겁에 질리게 하는 바디첵은 그 둘이 형제라는 사실을 한눈에 알아챌 수 있을 만큼 닮아있습니다.

시작…언제나 그랬듯 형의 뒤를 따라

형 이권준이 싸우고 있으면 어느새 연탄집게를 들고 이권재가 달려와 형을 구해줄 정도로 사이가 좋은 이 형제의 빙판 역사는 운동을 함께하는 여느 형제가 그렇듯이 형인 이권준이 경희초등학교 4학년 시절 먼저 스틱을 잡으며 시작되었습니다.

그 당시 아이스하키부 부장이었던 담임선생님이 덩치가 컸던 이권준에게 아이스하키를 권유했죠. 그렇게 아이스하키를 시작한 이권준을 보며 그의 부모님은 한창 말썽을 부리던 이권재도 형과 함께하기를 바랐습니다.

아이스하키가 얼마나 재미있는 운동인지 이권재에게 주지시켜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날을 잡아 부모님의 손을 잡고 형이 스케이트를 타는 걸 구경하러 갔었죠.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그 날, 감독 선생님께 선수들이 매를 맞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질겁한 이권재는 '아이스하키는 절대 하지 않겠다.'라며 도망 다니기에 바빴죠.

하마터면 형제 아이스하키의 역사가 시작되지 못할 뻔했습니다. 하지만, 매 맞는 무서움보다 할머니가 사주신 로봇이 훨씬 좋았던 꼬마 이권재의 발에는 결국 스케이트가 신겨졌고, 두 곰의 빙판은 그때부터 두 배의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함께했습니다. 두 살 터울의 이 형제는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심지어 대학교까지도 항상 함께였습니다. 이권준이 중학교 1학년 시절 아이스하키를 떠나 잠시 외도를 하기도 했지만 그야말로 잠시였습니다. 이권준은 "내가 선배로 있어서 권재가 좀 더 편하게 아이스하키를 하지 않았겠냐."라며 웃기도 했죠.

(2에계속)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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