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5월 5일 새벽에 펼쳐지는 PSV 에인트호벤과 AC 밀란의 경기는 사활을 건 일전이 될 전망이다.
PSV 에인트호벤
PSV 입장에서는 홈 경기임을 감안해도 원정경기 2실점은 뼈아프다. 한 골이라도 실점하게 되면, 밀란을 상대로 4골을 넣어야 한다는 사실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국 리그 우승을 이미 확정지었지만, 비즐리의 부상과 오이에르의 경고 누적으로 가용자원의 폭이 좁아졌다. 당연히 공격적으로 나서야 할 PSV지만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오이어의 공백은 보겔룬드나 루시우스가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코쿠가 수비수로 나서게 되면 중앙에서의 집중력이 저하되는 약점과 수비수 전원이 왼발을 쓰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코쿠의 수비수로의 보직전환은 그다지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더 재능이 있는 루시우스나 그동안 안정감이 떨어져 선발에서 제외된 보겔룬드를 믿고 공격적으로 미드필드진을 운용하기에는 다소 불안한 감이 있다.
미드필드진은 여전히 3명의 미드필더들이 중앙에서 강력한 파이팅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보다 공격적으로 경기를 진행시키기 위해. 전반전부터 이영표를 수비라인보다 전진시켜 1차전 후반전처럼 공격자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공격진에서 하셀링크를 원톱으로 파르판과 박지성이 출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좌우윙포워드의 활발한 매치업으로 밀란의 수비조직을 교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비즐리가 부상으로 빠진 것이 후반 조커로, 좋은 활약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이외에도 호베르투가 부상에서 복귀, 비즐리의 공백을 채워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PSV가 기대할 만한 것은 1차전에서 박지성이 많은 기회를 잡았다는 점. 밀란을 상대로 그만큼 많은 기회를 잡아낸 선수가 무척 드물다는 것을 감안하면, 공격에서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그간 밀란의 패배를 보면, 수비조직에 결원이 없었을 때, 빠른 패스와 드리블링으로 한순간에 밀고 올라가, 셋피스상황이나 골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한번에 길게 주는 패스로 2,3명의 선수를 이용한 역습에 실점을 한 경우가 있지만, 급한 쪽은 PSV이기 때문에 어려울 듯 하다. PSV로서는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원터치패스를 통해 공간을 창출하는 것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홈이지만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AC 밀란
네스타가 복귀하고, 피를로의 컨디션이 올라가고 있다. 여전히 위력적인 쉐브첸코와 크레스포의 공격력에 카카가 1차전과 다르게 좀더 공격선상으로 올라와 경기에 임할 듯 한다. 1차전 승리를 바탕으로 선수비 후역습의 전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말디니가 왼쪽 윙백으로 복귀하면서 말디니-네스타-스탐-카푸라는 정말 막기 힘든 수비라인이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가투소의 활동량에 피를로와 세도르프의 플레이메이킹은 피를로의 컨디션이 올라가면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4-3-2-1이나 4-3-1-2 어느 쪽을 이용하더라도 충분한 1차전때보다 훨씬 나아진 상황이다.
교체멤버도 1차전에 골을 성공시킨 욘 달 토마손과 공격력이 좋은 세르징요, 세리에A 최고의 플레이메이커였던 루이 코스타와 ‘승리의 지킴이’ 암브로지니까지 가용자원의 양과 질에서 여전히 PSV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변수가 있다면, 오는 일요일, 유벤투스와 스쿠데토(리그 우승)을 위한 중요한 경기가 있는 것과 원정경기, 1차전의 승리를 꼽을 수 있다. 중요한 일전을 앞에 두고 1차전의 승리로 느슨하게 특유의 수비력을 보여주며 중앙을 내주게 될 경우, 데포르티보에게 원정경기에서 믿을 수 없는 패배를 당했던 상황과 유사한 사건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첼시와 리버풀전에서처럼, 원정경기라는 것과 승리에 대한 집중력과 동기부여는 축구공이 둥근 만큼 많은 변수를 가져오게 만든다. 승패를 떠나, 재미있고 수준높은 경기를 기대한다.
이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