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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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여자배구, '토종 거포'의 부재가 아쉽다

기사입력 2009.01.20 17:13 / 기사수정 2009.01.20 17:1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최근 여자배구를 보면 결정타를 해결하는 공격수들은 거의 외국인 선수들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국내 선수들이 해결사로 나선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듭니다. 김연경(21, 흥국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공격 성공률은 매우 희박합니다. 공격성공률 순위를 보면 1위부터 6위까지 각 구단의 외국인 선수들과 김연경이 포진돼 있습니다.

여자 배구에서 팀의 주포가 되려면 최소한 40% 이상의 공격 성공률이 나타나야 합니다. 그러나 김연경(47.23%)을 제외한 토종 공격수들 중, 공격성공률 40%를 넘는 선수는 현재까지 없습니다.

공격 성공률 1위를 달리고 있는 마리안(32, 헝가리, KT&G)이 48.88%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외의 외국인 선수들인 데라크루즈(22, 도미니카 공화국, GS 칼텍스)와 카리나(24, 푸에르토리코, 흥국생명), 밀라(31, 도미니카 공화국, 도로공사), 그리고 아우리(27, 푸에르토리코, 현대건설) 등은 모두 40% 이상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연경 다음으로 가장 높은 공격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는 국내 선수는 37.57%의 정대영(28, GS 칼텍스)입니다. 황연주(22, 흥국생명)와 이연주(20, KT&G)가 각각 36%와 30% 를 기록할 뿐, 나머지 국내 공격수들은 모두 30% 미만의 저조한 공격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내 선수들의 공격에서 도저히 결정이 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공격 집중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외국인 선수들이 존재가 토종 선수들의 비중을 낮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국내 공격수들이 실전 경기에서 공격을 할 기회가 없어지는 부작용도 낳고 있습니다.

과거, 여자배구 전성기를 이끌던 원로들은 하나같이 국내 선수들의 타법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어깨와 상체만을 활용해서 때리는 것이 아닌, 하체의 탄력과 전체적인 몸을 균형 있게 사용해 때리는 타법이 부족한 게 국내 공격수들의 문제점입니다. 또한, 손목의 스냅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기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푸에르토리코와 도미니카 공화국 대표선수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힘과 탄력만이 좋아서 좋은 공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볼을 때리는 타이밍과 힘을 적절하게 싣는 기교도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국내 선수들은 파워를 살릴 수 있는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도 필요합니다. 동양권 여자 선수들이 유럽과 남미의 선수들처럼 파워와 스피드를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위력적인 공격을 할 수 있는 세기는 보강되어야 합니다.

한 때, 아시아의 거포로 명성을 날린 지경희(전 현대) 전 국가대표 선수는 연타를 좀처럼 구사하지 않았습니다. 연타를 자주 시도하다 보면 그것이 버릇이 되기 때문이죠. 상대방의 블로킹에 가로막히는 수가 있어도 자신감이 넘치는 공격을 펼쳐야 발전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올 시즌도 배구의 흥행이 성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자배구가 재미있어 졌다는 의견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각 팀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주 공격수로 나서는 점은 어쩔 수 없지만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있어야 배구를 보는 재미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각 팀의 성적을 떠나서 궁극적으로 한국여자 대표 팀도 생각해야 합니다. 각 구단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뛸 수 없듯, 한국여자대표 팀에서는 국내 선수들이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여자배구의 과제는 상당히 많습니다. 리베로와 세터의 발굴, 그리고 센터의 기량 향상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김연경과 좋은 라인을 만들 수 있는 '해결사'의 육성도 매우 필요한 부분입니다.

공격과 리시브, 그리고 블로킹과 세터 문제 등, 여자배구에서 지적되는 모든 문제점은 ‘기본기의 부재’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남자배구와는 달리 독자적으로 여자배구가 팬들에게 다가서려면 국내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합니다.

여자배구 팬들은 끈질긴 수비와 악착같은 근성, 여기에 토종 공격수들의 손에서 득점이 이루어지는 장면에 갈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눈앞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국내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초점을 두는 리그 운영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사진 = 김민지, 전민정, 양효진, 아우리, 카리나, 데라크루즈 (C) 강운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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