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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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이종민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1-0승리

기사입력 2005.04.25 11:33 / 기사수정 2005.04.25 11:33

안희조 기자


0-0, 무승부의 분위기가 짙게 감돌던 후반 85분, 울산 이종민의 발끝에서 골이 터져 나왔다. 울산으로서는 컵대회 우승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천금 같은 골이었고 부산으로서는 3연패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절망스러운 골이었다.
 

24일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벌어진 부산과 울산의 2005하우젠컵 프로축구에서 이종민의 귀중한 골에 힘입은 울산이 부산을 1-0으로 제압하고 승리를 거두었다. 이 날 경기를 승리함으로서 3승5무 승점 14점을 기록한 울산은 3위를 랭크하며 컵대회 우승을 향한 불씨를 이어갔고, 반면 부산은 1승3무4패, 3연패를 기록하며 부진의 탈출구를 찾는데 실패했다. 

컵대회 무패행진에 화려한 선수진을 구성하고 있는 울산과 이렇다 할 스타플레이어 하나 없는데다 컵대회 하위권에 쳐져있는 부산, 분명 객관적 수치나 전력 상 울산의 우위가 점쳐지는 경기였다.





그러나 울산은 주전3명<카르로스, 이호, 박진섭>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을 못하는 상황, 그들은 그라운드 아닌 스탠드를 지키고 있었다. 반면, 부산은 지난 수요일 인도네시아 페르세바야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는 등 나름대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부산으로서는 울산이라는 대어를 잡을 수 있는 좋은 찬스였다. 여기에는 울산과의 마지막 전적은 지난 FA컵 준결승전 5-1의 대승이었다는 점도 작용했다. 하지만 울산은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부산에게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울산의 수비진은 탄탄했고 AFC챔피언스리그로 인해 떨어진 선수들의 체력은 뒷심 싸움에서 그 한계를 드러냈다.


울산으로서는 이번 경기의 성패가 컵대회 우승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분수령이었다. 7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승수가 2일 뿐인 허울뿐인 명예였다. 경기전 순위는 6위, 부산을 잡고 승점 3점을 추가한다면 컵대회 우승을 위한 막판 총력전을 기울일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남은경기를 전기리그준비를 위한 전력다지기로 치러야 할 상황이었다. 후반 종료가 다가올수록 울산의 불안한 예감이 현실로 드러나는 듯 했다. 그러나 종료 5분을 남기고 이종민의 천금 같은 골이 터지자 울산은 희망의 끈을 이어갈 수 있었고 3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을 끊을 수 있었다.


전반 초반 10분까지 양 팀은 지루한 미드필드 공방전을 주고받으며 조심스런 탐색전을 펼쳤다. 그러나 김정우의 볼배급이 원활해지자 울산의 맹공이 시작되었다. 카르로스 대신 선발로 나선 헤이날도가 최근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진용과 함께 부산의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11분 완벽한 찬스에서 날린 김진용의 슛은 부산 골키퍼 김용대의 선방에 막혔고 12분 헤이날도의 기가 막힌 시저스킥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좋은 흐름을 놓친 울산은 곧 이어 지독한 불운을 맛봐야 했다. 16분 공격형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선 유상철이 도화성과의 볼 다툼 중 오른 발목을 접질려 부상을 당한 것, 노정윤이 긴급하게 투입되었지만 잘 나가던 흐름은 끊길 수밖에 없었다.
 

이 후 경기의 주도권은 부산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짜임새 있는 조직력은 없었다. 확실한 패스플레이로 울산의 문전을 위협하지 못했다. 항상 그랬듯 용병 공격수들과 미드필드진과의 엇박자가 이어졌고 김태민, 이정효의 중거리 슛만이 빛을 발했고 그마저도 아쉬운 탄식으로 이어졌을 뿐 울산의 골네트를 흔들지는 못했다. 





후반전 울산은 헤이날도 대신 이진호를 투입하며 요즘 광주상무가 아닌 이상 K리그에서는 보기 힘든 국내선수 투톱라인을 구성했다. 그러나 여전히 경기의 흐름은 약간 부산의 우위에 있었다. 울산은 2선에서 공격으로 한 번에 이어지는 역습을 주로 사용했고 부산은 전반과 같이 간헐적이지만 위협적인 중거리 슛으로 울산을 위협했다. 그러나 역시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부산은 후반 9분 루시아노를 빼고 임대 영입한 박성배를 교체출전 시켰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후반 70분이 지나자 부산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경기의 분위기는 정 반대로 흘러갔다. 울산의 공세가 매서워졌고 부산은 수비에 급급했다. 김진용과 이진호의 연속된 슛으로 득점을 노리던 울산은 결국 후반 중반 김영삼 대신 교체해 들어온 이종민의 발끝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부산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 페널티 에어리어 왼 편에 있던 김진용의 머리에 맞은 공은 다시 부산의 수비에 맞고 반대편 문전으로 흘렀다. 그리고 그 곳에는 이종민이 버티고 있었다. 문전 앞에서 찬스를 맞이한 이종민은 오른발을 쭉 뻗어 득점에 성공, 시즌 3호골을 기록했다. 

남은 시간 부산의 파상공세가 이어졌고 울산의 위협적인 역습이 그것을 되받아쳤다. 그러나 88분 부산 박성배의 기가 막힌 다이빙 헤딩슛과 90분 이진호의 결정적인 땅 볼 슛은 양 팀 골키퍼의 선방에 무너졌고 경기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경기 후 울산의 김정남 감독은 ‘오늘 부상선수들이 많아 어려운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잘 해줘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경기내용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 같다.’며 일말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리고 ‘오늘 승리로 선두권에 진입했는데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 것이 우승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 된다’고 밝혔다.

한편, 전반 중반 부상을 당한 유상철 선수는 일단 다음경기 출전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 감독은 ‘자세한 것은 의사진단을 받아 봐야 알겠지만 일단 다음경기는 힘들 것 같고  어쩌면 컵대회 출전이 불가능 할 지도 모르겠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울산은 3경기 연속 무승부 끝에 승리를 거두며 3위로 뛰어오른 반면, 부산은 3연패의 늪에 빠지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울산과 부산은 각각 27일 부천과 전북을 상대로 컵대회 9번째 경기를 치른다.



[노정윤 선수 인터뷰]

- 유상철 선수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출전하셨는데 오늘 경기 전체적으로 어땠는지?

갑작스럽게 출전해서 당황스럽고 경기도 마음대로 안 풀렸던 것 같다. 그렇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어서 잘 된 것 같다.


- 지난 시즌까지 있었던 친정팀에서 첫 경기를 치렀는데 기분이 어땠는지?

 특별히 나쁜 것은 없었고 부산선수들이랑 인사도 하고 좋았다.


- 경기 중간중간에 격해질 때가 있었는데

 경기하다보면 그럴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중요한 경기라 좀 그런 측면이 종종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승리한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싶다.



[이종민 선수 인터뷰]


- 우선 오늘 득점 축하드리고 컵대회 우승을 위한 중요한 경기에서 득점을 올렸는데 기분이 어떤지?

중요한 득점을 해서 기분이 좋구, 오늘 이기기 위해서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뛰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후반전교체 투입될 때 감독님이 특별히 주문한 것이 있는지

감독님이 제 스타일을 잘 알기 때문에 사이드에서 많은 돌파와 크로스를 올리라고 주문하셨다. 오늘따라 유난히 골 욕심이 많이 나서 가운데로 한 번 들어갔는데 좋은 찬스가 와서 골로 연결시킬 수 있었다.


- 올 시즌 수원에서 울산으로 이적했는데 팀 적응은 어떤지

감독님, 코칭스태프, 친구들, 선배들 모두 전부터 알고 있던 사이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 남은 시즌 각오

아무쪼록 팀이 우승하는데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안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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