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s 인터뷰①] '블랙' 김동준 "연기, 하면 할 수록 어렵다는 생각 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하면 할 수록 어렵네요."

김동준은 OCN 드라마 '블랙'에서 살아남기 위해 세상과 타협하는 '비운의 재벌 2세' 오만수 역을 맡아 신선한 연기를 선보였다. 동시에 한 여자만 짝사랑하는 순애보는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했다.

제국의아이들의 보컬 김동준이 아니라 배우 김동준으로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시작한 지난해였다. 긴 호흡의 일일극(빛나라 은수) 주연을 맡았고 다양한 장르가 복합된 '블랙'에서도 비중 있는 캐릭터를 소화하며 급성장했다. 자신이 연기를 잘 했다면 그것은 '블랙' 감독과 배우 송승헌 덕분이란다. 김동준은 "잘했다는 말보다 고생했다는 말을 내게 해주고 싶다"며 "열심히 했다는 것은 확신한다"고 말했다.

- 촬영이 끝난 후 어떻게 지냈나.

부모님과 30주년 리마인드 웨딩을 촬영했다.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니 드라마가 끝났다는 게 실감이 나더라.

- 현장 분위기가 유쾌했다고 들었다.

송승헌 형이 분위기 메이커였다. 재밌고 유쾌하고 장난도 치고 애드리브 준비해온 걸 자유롭게 했다. 감독님이 컷을 해야하는데 안 해서 형이랑 내가 애드리브를 1분 넘게 한 적이 있다. 촬영장에서 선배님, 감독님에게 정말 많이 배웠다.

- 애드리브를 자유롭게 허용하는 분위기였나보다.

감독님이 후반작업에서 자르면 된다며 자유롭게 허용해줬다. 그래서 현장 분위기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애드리브를 준비해오면 쓸 건 쓰고 아니면 덜어냈다. 감독님은 생활연기를 원했다. 자연스럽고 현실적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것에 초점을 맞췄다.

- 처음부터 선배들 앞에서 애드리브하기 어려웠을 텐데.

처음엔 토씨하나 틀리기 어려웠다. 그런데 더 편하게, 실감나게 하라는 조언과 격려를 많이 들었다. 제일 처음 애드리브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김원해 선배 덕이었다. 선배가 애드리브를 하는데 내가 가만히 있으면 연기를 끊는 것 같아서 상황에 맞춰서 했다. 다들 좋아해줘서 긴장을 풀 수 있었다.

- 그런 애드리브를 받으면서 순발력이 늘었을 것 같다.

어디서 애드리브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그 틈에서 살아남아야하니까. (웃음) 배우뿐만 아니라 카메라 감독님, 조명 감독님도 난리였다. 전쟁터 수준이었다.

- 장르물은 처음이었는데 어땠는지.

좀 특이했고 연구를 많이 하게 됐다. 장르물의 매력을 느끼게 됐다. 촬영하면서도 대본에 CG가 필요한 부분이 어떻게 표현될까 기대감이 있었고, 장르물의 색이 강한 부분은 부담감을 가졌었다. 감독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많이 제시해줬다. 내게는 은인 같은 분이다. 휴대폰에 대장님이라고 저장되어있다.

- 감독님이 감독님 이상의 의미로 느껴진다.

어찌보면 열악한 환경이 될 수 있었고 잠도 못 자고 힘든 상황이었는데 김홍선 감독님이 수장이었기 때문에 이 작품을 사고 없이 잘 끝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만큼 카리스마있었고 그러면서도 인간적인 면을 느꼈다. 사람으로서 멋진 분이다.

- 혼낼 때는 어떻게 혼냈나.

'야 임마!' 이랬다. (웃음) 아버지에게 혼나는 것 같았다. '츤데레'다. 내가 살면서 본 사람 중 츤데레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분이다. 나중에 츤데레 역할을 하게 되면 저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캐릭터가 비현실적이고 만화 같은 면이 있었다.

중간점을 찾는 게 힘들었다. 생활연기, 자연스러운 연기를 주문 받았는데 조금만 과해지면 오버스럽고 덜하면 캐릭터의 매력이 사라졌다. 그 교집합을 찾는 게 어려웠다. 두 달 먼저 사전제작을 시작했는데 두 달 동안 대본을 놓을 수가 없었다. 머리맡에 대본을 두고 살았다. 방송 전까지 시간이 더 힘들었다. 어떻게 나올까 고민하고 연기를 계속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자려고 누웠다가도 다시 일어나서 대본을 봤다. 애착이 강한 작품이다.

- 도전적인 작품이었다.

연기적인 시도가 많았다. 감독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감독님이 내 가능성을 보고 캐스팅한 것이기 때문에 내 안에서 끌어낼 수 있는 부분을 많이 봐주신 것 같다. 감정신 같은 것도 내가 그 상황에 몰입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셨다. 그래서 감독님을 믿고 다양하게 시도해봤다. 연기가 무엇인지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 하면서 든 생각은 하면 할 수록 어렵다는 거였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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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