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베테랑은 감기도 걸리면 안됩니다."
LG의 스토브리그가 더디다. FA 영입도, 외국인 선수 영입도 감감 무소식이다. 사실상 구단이 젊은 선수들 육성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자리를 지키는 베테랑이 있다. LG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이다.
박용택은 올해도 제 몫을 다 해냈다. 6년 연속 150안타, 9년 연속 3할이라는 놀라운 기록의 금자탑을 쌓았다. 3할4푼4리의 타율, 14홈런 90타점으로 LG의 독보적인 해결사였다. 그러나 팀은 6위에 머무르며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내년 시즌을 향한 판을 새로 짜며 선수단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정성훈이 재계약에 실패하며 팀을 떠났고, 손주인과 이병규는 2차 드래프트로 팀을 떠났다. 연차가 있는 선수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이제 베테랑은 박용택만이 남았다.
홀로 남은 베테랑의 책임감은 남다를 터다. 박용택은 "그래도 (이)병규 형이 코치로 와서 그나마 마음이 편하다"라며 웃었다. 함께 했던 동료들이 하나둘씩 떠나는 것을 바라보는 마음이 편할 리 없다. 박용택은 "(이)병규 형 보내고, (이)진영이 보내며 익숙해졌다"며 말을 아꼈다.
그런 선수단의 변화를 보며 "더욱 야구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박용택은 생각했다. 박용택은 "(이)호준이 형이 늘 하는 말이 있다. 베테랑은 감기 걸려도 안되고, 부상 당해도 안된다. 감기 걸리고 부상 당하면 나이 먹었기 때문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들보다 더욱 자기 관리에 철저해야 하는, 그렇지 않으면 언제 밀려날 지 모르는 베테랑의 현실을 드러내는 말이었다.
아쉬움이 남았던 한 해의 끝, 박용택은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수상에 대한 은근한 기대감을 드러냈던 박용택은 막상 시상대에 오르자 "머리가 하얘진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KIA의 우승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웠다. 내년에 우리 LG 동생들 10명 정도 데려올 수 있도록 좋은 팀 분위기 만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또한 최근 선수단의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 속에서 흔들리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도 밝혔다. 박용택은 "내 나이가 내년에 40, 불혹이다. 불혹은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한다"라며 여전히 LG의 중심, 베테랑으로 굳건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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