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1.08 10:31 / 기사수정 2009.01.08 10:31
다시 시작되는 우루과이의 재능, 파비안 카노비오
[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흔히 '빅클럽'이라 불리는 구단들은 자신들의 선수진을 월드클래스급의 선수들로 채울 뿐만 아니라 어리고 재능있는 선수들을 수집하는 일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상위권구단들에 명성에서 밀리고, 재정적으로도 밀리는 중하위권 팀들은 팀을 이끌 에이스 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이들이 노리는 제1타깃이 바로 ‘망한 유망주’라 할 수 있겠다. 영입된 어리고 유능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패배하여 자리를 못 잡고 팀을 떠나기로 결정한 선수. 중하위권에 위치한 팀들은 그런 선수를 영입하여 그들을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며 그들만의 전쟁을 준비한다.
이번에 소개할 에르네스토 파비안 카노비오 역시 스페인에서 성공한 여러 남미 출신 선수들을 동경하며 스페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선수였다.
페냐롤을 이끈 천재
1980년 3월 8일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난 카노비오는 지역 축구팀인 프로그레소 소속으로 우루과이축구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1997년부터 3년간 뛰면서 우루과이에 큰 희망이 된 그는 2001년, 우루과이와 남미를 대표하는 팀이자 몬테비데오의 자랑인 페냐롤로 이적하게 된다. 우루과이의 국민팀 페냐롤 소속 선수로서의 자부심, 우루과이 국가대표로서의 자부심을 등에없고 카노비오는 2003년 페냐롤을 리그 우승으로 이끈다. 그는 2년간 73경기에 출장하여 26골이라는 미드필더로선 많은 수의 골을 기록한다.
23세란 나이에 우루과이를 정복한 카노비오, 유럽의 많은 팀이 카노비오를 영입하길 바랬고 카노비오의 선택은 라파엘 베니테즈의 발렌시아였다. 그는 최고란 자부심을 가진 채 스페인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되었다.
스페인 땅을 밟다. 하지만…….
우루과이에서 그는 최고의 재능을 가진 선수였지만 스페인에서 그는 한 명의 유망주에 지나지 않았다. 아이마르, 비센테, 루페테에 지나지 않은 그는 03/04시즌 11경기 출장에 그쳤고 그중 9경기는 교체로 출장하였다. 게다가 그가 풀타임 출장한 2경기는 발렌시아가 모두 패하고 말았다.
비록 발렌시아는 03/04 프리메라리가 우승과 UEFA컵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카노비오는 전혀 만족할 수 없는 시즌이었다. 우루과이 국가대표의 부름도 끊겨버렸다. 그는 결국 04/05시즌 강등이란 굴욕을 당하며 기울기 시작한 갈리시아의 두 기둥 중 하나인 셀타 비고로 임대 이적하게 된다.
셀타 비고는 카노비오가 03/04시즌 유일하게 골을 기록한 상대팀이었다.
셀타 비고, 부활의 발판
04/05시즌, 세군다리가에서 셀타 비고는 놀라운 상승세를 보인다. 과거, 모스토보이, 카르핀이 셀타 비고를 주도했다면, 04/05시즌은 구스타보 로페스와 핀투, 그리고 카노비오가 주도했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셀타 비고는 화끈한 공격능력을 보여주었다. 셀타 비고는 2위로 프리메라리가로의 승격의 성공하고 카노비오는 한드로와 함께 12골로 팀 내 최다 득점선수가 된다.
시즌이 끝난 후, 셀타 비고는 그가 완전한 셀리스타스가 되길 바랬고, 많은 남미선수와 갈리시아 지방에 한껏 빠져있던 그는 셀타 비고로의 완전이적 서류에 서명을 함으로서 05/06시즌엔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채 프리메라리가의 선수로 다시 뛰게 된다.
순조롭게 시작한 05/06시즌은 첫 승격 이후 6위라는 호성적을 기록하며 끝내게 된다. 이는 셀타 비고의 저력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전혀 충격적인 순위가 아니었다. 카노비오는 8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문제는 06/07시즌이었다. 셀타 비고는 시즌이 계속되어갈수록 승리를 거두는 데 실패하였고 홈구장인 발라이도스에서마저 승리를 거두는 데 실패하며 승점을 놓쳐갔다. 핀투의 슈퍼세이브도 한계가 있었고, 결국 셀타는 18위로 시즌을 끝냈다. 지난 시즌 6위라는 호성적과 비교되는 치욕적인 강등이었다. 카노비오는 2골만을 기록했을 뿐이었고, '반짝 선수', '2부 리그용 선수'라는 오명과 함께 다시 세군다리가 무대로 발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07/08시즌 카노비오는 셀타에서 7골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친다. 비록 셀타는 승격에 실패했지만 카노비오에게 있어 07/08시즌은 부활을 준비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셀타는 그의 재능이 세군다리가에 머무는 걸 원하지 않았고, 재계약 제의를 포기, 07/08시즌이 끝난 후 자유계약신분이 된다.
그리고 카노비오는 그가 더 이상 2부 리그용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프리메라리가의 바야돌리드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재기의 무대, 바야돌리드
바야돌리드는 재정이 넉넉지않은 구단이기에 여러 명의 선수를 임대 이적으로 영입하였고, 07/08시즌 화제의 구단 레반테의 페드로 레온이란 빅카드를 영입하는데 많은 힘을 쏟았기에 자유계약으로 영입할 수 있는 카노비오라는 카드가 매우 중요했다.
바야돌리드는 카노비오에게 20번 유니폼을 입히고 멘딜리바르 감독은 세스마 - 카노비오 - 페드로 레온이란 위협적인 공격라인을 완성한다. 카노비오는 전반기 11경기에 출장하여 3골을 기록하는 활약을 펼치고 특히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넣은 골은 이번 시즌 바야돌리드의 상승세에 추진제가 되는 골이었다.
우루과이 국가대표
1999년 청소년대회에서 그 가능성을 드러낸 그는 2001년 10월 7일 한일월드컵 예선 콜롬비아전에서 첫 성인국가대표로 선발되었다. 이후 소속팀의 강등과 부진, 그리고 우루과이의 유능한 공격진과의 주전경쟁에 밀려 소집되지 못하다 최근 다시 국가대표의 부름을 받고 있는 상태다. 총 8경기에 출장.
카노비오는 한 달 전 부상을 당하여 이탈한 상태다. 바야돌리드는 카노비오와 페드로 레온의 선전을 바탕으로 8위에 위치한 상태. 바야돌리드는 최근 페드로 레온이란 재능에 너무 의존한다는 평이 많은데, 그가 복귀한다면 다시 한 번 바야돌리드는 위협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강한 팀은 강한 재능을 원하지만 그 재능은 강한 팀에서만 만개하는 것이 아니다. 카노비오는 발렌시아에서의 암울한 한 시즌 이후 셀타 비고에서 겪은 여러 경험을 통해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었고 바야돌리드에서 다시 한번 그 재능을 만개해 보였다.
올해 나이 29세, 2000년대 초반 페냐롤 최고의 재능의 축구인생은 다시 시작되려 하고 있다.
[그림=ⓒ킹코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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