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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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우리 팀에 무슨 일이 생기면

기사입력 2008.12.30 09:33 / 기사수정 2008.12.30 09:33

손현길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우람 기자] 2008년 프로야구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중간계투 투수들이 많이 나왔다는 점이다.

벌떼 야구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많은 투수가 한 경기에 등판했다.

특히 선발투수의 평균 경기당 이닝 수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마무리투수로의 연결을 담당하는 중간계투 투수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중간계투의 보직을 담당하는 선수들은 야구팬들로부터 흔히 노예, 기계 등의 별명을 얻는다.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자 노예나 기계처럼 매일 경기에 등판하기도 하는 것이 바로 중간계투 선수들이다.

노예 중 으뜸 노예로 꼽히는 선수는 바로 삼성의 정현욱(사진)이다. 정현욱은 53경기를 등판해 127이닝 동안 10승 4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매주 평균 3경기를 등판한 셈이다.

중간계투의 보직으로 정규이닝을 채우고 10승의 성적까지 얻었으니 과히 삼성에겐 복덩어리 선수임이 틀림이 없다. 

많은 승수를 챙기며 팀에게 도움도 되고 자신의 성적까지 챙긴 정현욱 선수가 으뜸 노예라면 묵묵히 팀을 나락에서 구한 노예가 있으니 바로 한화의 마정길이다. 마정길은  올림픽 이후 한화가 끝없이 추락하면서 4패 뒤 1승의 공식을 세워갈 때,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을 제외한 전 경기에 출전하여 팀의 허리를 책임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다경기 출장 3위를 기록하며 김인식 감독의 답답한 마음을 해소했다. 

그러나 노예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노예의 원조는 LG의 정재복이다. 

정재복은 등판을 지시한 코치에게 간절한 표정과 정말 등판해야 하냐는 듯한 손짓으로 많은 팬에게 노예라는 별명을 얻었다. 매달 평균 11경기를 출장하면서 꼴찌 LG의 허리를 도맡았던 정재복은 마무리 투수로 보직이 바뀌면서 '정작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는데, 잦은 출장 수를 감안하면 그의 불론 세이브 수를 이해할 수 있다.

경기를 처음부터 만들어가는 선발투수와는 달리 선발투수와 다른 동료가 만들어 놓은 점수를 지키기 위해 등판하는 중간계투 선수들의 부담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

많은 부담과 경기 수에도 불구하고 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라도 나타나는 그들이 있기에 프로야구는 즐겁다.



손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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