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첫 승을 거둔 LG. 물론 아직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고 고쳐야할 점들도 수두룩하지만 오늘은 2005시즌 첫 승을 거둔만큼 LG가 잘했던 점들만 골라서 얘기를 꺼내보고자 한다.
이날같은 플레이가 지속된다면 올시즌 LG도 그리 비관적이지 않음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 팀플레이로 뭉친 트윈스
1회말 LG는 박용택의 솔로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하는데 이것이 밀어쳐서 만들어냈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다.
임창용의 142km 직구를 결대로 밀어친 박용택의 타구는 가장 이상적인 라인을 형성하며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무리하지 않고 밀어쳐서 안타를 만들어내겠다는 심산이었다. 역시 좋은 타구는 좋은 자세에서부터 출발하기 마련이다.
7회말 쐐기 점수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였다. 서용빈은 자신을 막기위해 등판한 좌완 스페셜리스트 박성훈의 직구(145km)를 밀어쳐서 안타를 뽑아냈다. 이것이 권용관의 중전 적시타로 이어지면서 점수를 4대0으로 벌릴 수 있었다.
수비에서도 승리에 대한 열망과 그에 대한 집중력을 엿볼 수 있었다. 상대 덕아웃까지 쫓아가서 파울플라이를 잡아내는 조인성의 파인플레이와 완벽한 타구판단으로 침착하게 땅볼로 처리한 서용빈의 호수비, 그리고 박경수의 그림같은 다이빙캐치까지 오늘 LG가 이길 수밖에 없었음을 보여주는 명장면들이었다.
결론적으로 LG는 경기에 몰입하는 집중력과 승리를 향한 투지가 삼성보다 앞섰다.
▶ 기동력야구로 분위기 UP!
시즌 초 기동력야구를 선언한 LG.
기동력야구는 발만 빠르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먼저 출루를 해야하고 그 다음에 최소한 진루타가 받쳐줘야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다.
두산과의 2연전에선 과감한 도루작전을 펼치고도 후속타 불발과 극악의 팀배팅으로 찬스를 무산시켰던 LG였다.
하지만 삼성과의 2차전에서 LG가 보여줄 수 있는 기동력야구를 마음껏 펼침으로써 팀컬러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선봉에 선 선수는 클리어였다. 클리어는 기동력야구의 해결사로 영입한 선수다. 정확한 타격으로 우중간을 가른 다음 3루까지 뛰는 허슬플레이는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가히 최고였다.
그 다음은 안재만이 불을 지폈다. 볼넷으로 걸어나간 안재만은 사실 런앤히트 사인이었으나 운좋게 2루 도루를 성공했다.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그러려니했으나 삼성 배터리의 허를 찌른 3루 도루는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아무도 예상못한 베팅이었다. 이후 긴장한 임창용의 팔에 힘이 들어갔고 공은 포수 진갑용의 미트를 떠나 백스톱으로 굴러갔다. 안재만은 여유있게 홈인했고 이것이 LG가 외쳐온 기동력야구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 LG마운드의 희망 광사마
김광삼의 공격적인 피칭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김광삼은 142km를 상회하는 직구로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갔고 중요할 땐 체인지업으로 집중했다. 이런 투구패턴은 대부분 타자들에게 적용되었다.
하지만 투구패턴의 반복은 타자들에게 읽히기 마련인데 김광삼이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5회초 2사만루의 위기에서 역시 결정구로 변화구를 선택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144km의 광속구로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정상 컨디션이었으면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겠지만 갑자기 찾아온 손톱 부상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김광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아무튼 김광삼의 두뇌피칭은 가뜩이나 비상사태인 LG 마운드에겐 단비같은 존재며 김광삼이 에이스 역할을 도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음을 엿볼 수 있었던 좋은 경기였다.
엑스포츠뉴스 윤욱재기자
윤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