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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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질의 바둑 속으로] 바둑이 주는 교훈 '위기십결(圍棋十訣)'

기사입력 2008.12.10 11:58 / 기사수정 2008.12.10 11:58

류지일 기자



[엑스포츠뉴스=류지일 기자]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바둑은 그 세월을 거듭하면서 급속도로 전파를 타며 한국과 일본으로 넘어왔다.

당나라 현종(玄宗)때의 유명한 바둑고수 왕적신(王積薪)이 만들었다고 하는 위기십결(圍棋十訣)은 바둑을 둘 때 지켜야 할 10가지를 말하는데 그 내용이 바둑만을 담고 있지가 않아 오랫동안 모든 사람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바둑을 배울 때 외우고도 두어야 한다는 위기십결(圍棋十訣)을 살펴보면 바둑판 안에는 사람의 인생사가 펼쳐진다는 농담조의 이야기가 이해가 간다.

1.부득탐승(不得貪勝)

승리만을 탐하지 마라.

분명 바둑은 승패를 가리기 위해 대결하는 바둑이지만 지나치게 이기려 들면 즐기기 위해 하는 바둑을 둘 수 없다. 욕심을 부려선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말도 있다.

2.입계의완(入界宜緩)

상대방의 진영에서는 침착해야 한다.

'무대포'(?)라는 말이 있다. 흔히 앞뒤 재지 않고 무작정 달려나가는 사람을 일컫는데 계란으로 바위를 쳐봐야 계란만 깨진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내가 불리할 때는 침착해야 한다.

3.공피고아(攻彼顧我)

상대방의 공격이 오면 나를 먼저 보호하자.

대업도 목숨을 보전해야 이룰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무언가 해보기도 전에 내가 탈이 나게 되면 계획만 세워 남 좋은 일을 시키는 법이다. 나를 먼저 살펴야 한다. 

4.기자쟁선(棄子爭先)

손해를 보더라도 더 큰 이익을 위해 결단력이 필요하다.

큰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작은 손해는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큰 결단력으로 미래를 내다보아야 한다.

5.사소취대(捨小取大)

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취한다.

작은 이익에 연연하면 큰 이익을 보지 못해 아쉬운 법이다.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는다는 '소탐대실'이라는 말도 있다.

6.봉위수기(逢危須棄)

위기에 몰렸을 때는 과감히 포기해라. 어쩔 수 없는 위기라는 상황이 있다. 물론 큰 타격을 입기는 하지만 발버둥을 칠수록 자신의 피해는 더 커지기 때문에 안 되는 상황에서는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7.신물경속(愼勿輕速)

경솔하지 말고 신중하게 생각해라.

흔히 '손 따라서 한다' 라는 말이 있다. 당연하다 여겨지는 상황에서도 한번 더 침착하게 생각할 수 있는 사려 깊은 판단이 필요하다. 아는 길도 물어가야 하며 돌다리도 두들기며 가야한다.

8.동수상응(動須相應)

상대의 상황을 봐가며 그에 맞추어 움직여라.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은 밑에 방해물을 보지 못해 반드시 넘어지기 마련이다. 앞서나가려 하는 것도 좋지만 내 주위의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 혼자서는 힘들고 괴로울 뿐이다.

9.피강자보(彼强自保)

상대방이 강하면 자신을 보전하라.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남의 떡을 빼앗으려 하면 어리석은 사람이다. 상대방이 강할 때는 따라잡으려 하지 말고 자신을 보전해야 한다.

10. 세고취화(勢孤取和)

자기 세력이 약하면 화친을 청하라. 가장 좋은 것은 이익이 적더라도 어렵지 않게 이익을 취할 수 있는것이지만 내가 약하고 힘들때는 외롭고 어렵게 대적해봐야 손해만 클 뿐이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할 수 있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이것이 바둑을 둘 때 지켜야 할 10가지인 위기십결(圍棋十訣)이다. 바둑을 둘 때도 위기십결을 지켜 두게 되면 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격언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알아두면 도움이 될 멋진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진 (C) 한국기원 홈페이지 캡쳐] 



류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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