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故 김주혁이 2일 영면했다. 지난 달 30일 불의의 교통사고 소식으로 모두를 안타깝게 만들었던 그의 모습은 유작으로 남게 된 영화 '흥부', '독전'을 통해 만날 수 있게 됐다.
김주혁은 '흥부'(감독 조근현)와 '독전'(감독 이해영)의 촬영을 마쳤고, 특별출연으로 '창궐'(감독 김성훈)의 1회차 촬영을 마무리한 상태였다.
이 작품들을 통해 "정말 잘 하고 싶다"는 그의 열정과 새로운 얼굴을 만나볼 수 있을 것에 기대가 높았지만, 결국 관객들은 유작이라는 슬픈 이름으로 이 작품들을 맞이하게 됐다.
지난 5월 크랭크인 해 8월 촬영을 마친 '흥부'는 2018년 개봉을 목표로 후반 작업을 이어가던 중 김주혁의 비보를 접했다. '흥부' 관계자들도 모두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며 작품의 완성도에 힘을 쏟는 것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조선 헌종 재위 당시 양반들의 권력다툼으로 백성의 삶은 갈수록 힘들어지는 환난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향한 변화를 꿈꾸는 이야기를 그리며 풍자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낸 '흥부'에서 김주혁은 백성을 돌보는 지혜로운 양반 조혁 역을 연기하며 따뜻한 에너지를 선사할 예정이었다.
김주혁은 '석조저택 살인사건'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차기작을 묻는 질문에 '흥부' 이야기를 꺼내며 "오랜만의 사극이다. 굉장히 새로운 작품이 될 것"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7월 크랭크인 해 현재 촬영 진행 중인 '독전'은 김주혁의 촬영 분량은 마무리된 상황이었다. '독전'은 대한민국 최대 마약조직의 정체불명 보스 이선생을 잡기 위해 형사 원호가 이선생 조직의 멤버 락과 손을 잡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김주혁은 중국 마약 시장의 거물 하림 역으로 연기 변신을 꽤했다.
김주혁의 모습이 '독전'에서 어떻게 그려질 지 역시 촬영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허망하다"고 고인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말을 아꼈다. 김주혁의 비보에 촬영을 중단하고 그를 추모했던 '독전'은 다음주 후반부 촬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창궐'은 올해 1월 개봉했던 '공조'를 함께 한 김성훈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특별출연으로 한 회 촬영을 마친 상황이었다. 고인의 사망으로 해당 분량에 대해서는 차후 논의가 오갈 계획이다.
김주혁은 자신이 출연하는 모든 작품들에 대한 자신감, 또 애정을 드러내왔다.
"워커홀릭이 아니라, 정말 잘하고 싶다"면서 "그 중에서 가장 주된 것은 연기에 유행이 있다고 했을 때, 그 유행의 선두주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며 작품에 임하는 태도를 설명하기도 했다. '흥부'와 '독전', 그리고 '창궐' 모두 그런 그의 신념이 고스란히 녹아든 작품들이었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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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