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전반기의 상승세와 후반기의 하락세.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국 마지막에 웃었다. '가을 초보'의 딱지를 뗀 김기태 감독의 전술과 겸손이 빛났던 한국시리즈였다.
KIA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의,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자 통합우승이다.
이날 KIA 선발 헥터 노에시가 6이닝 8피안타 4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어 심동섭(⅓이닝 1실점), 김세현(⅔이닝 무실점), 김윤동(1이닝 무실점)이 이어 올라와 홀드 투수가 됐고, 9회 한 점 차를 지킨 양현종(1이닝 무실점)이 세이브 투수로 기록됐다.
시즌 막판까지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치열한 순위싸움을 했던 KIA였다. 감독으로서의 경험은 쌓였지만, 플레이오프와 와일드카드를 한번씩 치른 경험 뿐인 '단기전 초보' 김기태 감독의 전술과 리더십은 KIA의 8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김 감독의 선택은 한국시리즈 순간 순간 빛을 발했다. 2차전에서는 호투를 펼치고 있던 양현종을 믿고 9회까지 맡겼다. 완봉승의 효과는 시리즈 전체를 지배했다. 3차전 팻딘에 이어 4차전 임기영의 호투까지 영향을 끼쳤다. 3차전에서는 '대타 나지완' 카드가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4차전 임기영의 한 박자 빠른 교체도 결국 승리의 발판이 됐다. 5차전 8회 김윤동, 9회 양현종 투입도 결과적으로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선수단에 대한 굳은 믿음,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리더십 역시 김 감독의 장점이었다. 1차전 패배로 흔들릴 뻔한 팀을 다잡았다. 마음처럼 금방 살아나지 않는 타격감에도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렸다. 결국 뚝심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범호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믿고 내보내주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덕분이다. (한 방)못 칠 줄 알았는데, 치게끔 만들어주셨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또한 김 감독이 인터뷰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바로 '감사'다. 승리의 공신은 언제나 선수들이었다. 김 감독은 승리한 날 꼭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정규시즌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눈시울을 붉히며 했던 "우리 선수들이 너무 예쁘다"는 말은 김 감독의 진심을 대변했다. 짐은 나누고 공은 선수들에게 안기며 우승까지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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