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구멍가게도 이런 식으로 영업을 한다면 고객들의 볼멘소리를 들을 텐데, 지상파 방송국에서 이렇게 변칙적인 수를 쓰다니.
MBC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가 오는 11월 23일 종영한다. 첫 방송부터 시작된 편성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MBC 총파업으로 인해 첫 방송이 2주 지연되면서 어렵사리 시청자들에게 선을 보였는데, 마지막 방송까지도 비정상적이다.
이는 후속으로 방송되는 '투깝스'의 첫 방송을 11월 27일로 맞추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현재 '20세기 소년소녀'는 3%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 중에 가장 낮다. 시청률이 저조한 '20세기 소년소녀' 대신 새 드라마인 '투깝스'를 내세워 타 방송국과의 경쟁에 임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20세기 소년소녀'는 조기 종영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굴욕을 맛보게 됐다. 월, 화요일에 방송되는 '20세기 소년소녀'를 목요일에 끝내다니, 드라마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황당한 일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월, 화요일 오후 10시라고 약속해놓고 이를 방송국 편의에 맞춰 자유자재로 변경하는 건 시청자를 기만하는 일이다.
MBC는 KBS, SBS, EBS와 함께 한국에 4개 밖에 없는 지상파 방송국이다. 또 방송문화진흥회가 지분의 70%를 소유하고 있는 공영방송이다. 그런 대표성과 상징성을 갖고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할 MBC가 시청자와의 약속과 원칙을 깨고 변칙 편성을 한 것이다.
결국 '20세기 소년소녀'는 MBC의 주먹구구식 운영의 피해자가 됐다. 절치부심해서 연기에 임하고 있는 한예슬과 김지석, 이번 작품을 위해 15kg을 증량했다는 류현경, 그 외 많은 스태프들에게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MBC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