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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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자신을 버린 SK '캐넌' 김재현

기사입력 2008.11.27 08:35 / 기사수정 2008.11.27 08:35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철저히 자기 자신을 버렸다.'





이제 더 이상 왕년의 스타 플레이어로서의 대우는 바라지 않는다. 이미 철저히 자기 자신을 버린 지 오래며, 그저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릴 뿐이다. 이제 어느덧 노장으로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임무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뿐이다.

바로 그는 SK 와이번스의 '캐넌' 김재현이다. 김재현은 원소속구단 우선협상 마감일인 11월 19일에 계약금 2억 원, 연봉 5억 원 등 총 7억 원에 도장을 찍으며 SK에 잔류했다. 연봉 7억 원은 올해 받은 3억 원보다 66.6% 인상된 금액이다.

김재현은 1994년 혜성같이 등장하여 유지현, 서용빈과 함께 '신바람 야구'를 불러 일으키며 그 해 LG 트윈스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잘 생긴 외모에 출중한 실력, 게다가 특유의 야구 센스를 겸비하여 LG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LG를 대표하는 선수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고관절 부상과 각서 파동 등으로 결국엔 FA 선언 후 4년간 총 20억 7000만 원을 받고 LG에서 SK로 둥지를 옮겼다.

국내에서 가장 빠른 배트스피드를 보유하고 있나고 정평이 난 김재현은 LG에서의 '주인공' 이미지에서 SK의 '조력자' 혹은 '2인자' 이미지로 탈바꿈하여야만 했다.

상대투수에 따라 '플래툰 시스템'을 즐겨 사용하는 SK 김성근 감독의 야구 철학에 따라 풀타임을 소화하지는 못했다. 상대투수가 좌투수 일 때 김재현 대신 '좌투수 스페셜리스트'인 이재원이 선발출장하며 벤치를 지켰다.

처음에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하여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서 아직도 자신이 죽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팀에서 노장 자리에 위치한 김재현은 팀을 자신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팀에 맞추어 팀에서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다.

김재현은 지난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자신의 이름에 걸맞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며 많은 이들을 실망시켰으나, 한국 시리즈에서 맹활약하며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 그 결과 한국시리즈 MVP에도 뽑히는 영광을 얻었다.

올 시즌 김재현은 0.310 10홈런 60타점으로 활약하며 SK의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홈런을 쏘아 올리며 큰 경기에서 여전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김재현이 FA가 되자 LG 트윈스의 팬커뮤니티인 쌍둥이마당에서 팬들이 김재현 데려오기 릴레이를 펼치기도 하며 김재현 영입에 큰 소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재현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준, 위기의 순간에서 자신을 받아들여 준 SK를 떠날 순 없었다며 의리를 지켰다.

얼마 전 만능플레이어 '국민 우익수' 이진영이 SK를 떠나 LG의 유니폼을 입었다. 선수층이 두꺼운 SK라지만, 이진영의 공백은 예상외로 큰 파장을 몰고올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SK에는 예전의 명성을 뒤로하고, 묵묵히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며 팀을 위해 희생하는 '캐넌' 김재현이 있다.

과연, 2009시즌에도 SK는 '최강 SK'로 군림하며 3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까? 그 핵심 키워드는 바로 '캐넌' 김재현이다.

[사진=(C) 김재현 (SK 와이번스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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