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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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초점] '부암동 복수자들', 사소해서 더 공감 가는 복수

기사입력 2017.10.20 11:42 / 기사수정 2017.10.20 11:45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나도 한 번 해볼까?

tvN 수목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 속 '복자클럽' 김정혜(이요원 분), 홍도희(라미란), 이미숙(명세빈)의 복수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부암동 복수자 소셜클럽', 줄여서 '복자클럽'의 첫 번째 복수 상대는 카페 직원에게 '갑질' 횡포하는 고객(조희봉)이었다. 카페 직원에게 화를 내며 막말하는 남자 때문에 결국 카페 직원은 눈물을 흘렸다. 도희와 정혜, 미숙은 남자를 쫓아가 양동이에 물을 채우고 화장실 칸에 부었다.

비록 완벽한 호흡은 아니었고 그럴싸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이날의 통쾌한 기억은 '복자클럽'에 용기를 줬다.

19일 방송에서도 '복자클럽' 존재의 의미를 각인시켰다. 이날 정혜는 어머니의 생신 때문에 가족 모임에 참여했다. 정혜는 도희를 언니라고 부르며 언니가 있지만 언니라고 부른 적이 없다고 말해 궁금증을 남겼는데, 알고보니 정혜는 이수겸(이준영)과 같은 처지였다.

어릴 때부터 정혜의 언니 김정윤(정애연)은 정혜를 무시했다. 항상 당당했던 정혜가 유일하게 주눅드는 순간이 바로 정윤과 함께 있을 때였다. 이날도 정혜는 정윤의 비아냥 앞에 힘을 쓰지 못하고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정윤의 화살이 수겸을 향하자 정혜는 결심했다. 정윤이 수겸과 어떻게 한 집에 사냐며 비위도 좋다고 조롱하자 정혜는 "태어난 게 저 아이 잘못은 아니니까요"라고 말했다. 이후 혼자 차에 들어간 정혜는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하고 싶은 말을 한 게 처음이라며 통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앞서 '부암동 복수자들'의 복수는 피 튀기는 폭력이나 살인 등이 아니라 '가성비 좋은 복수'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 말의 의미에 대해 권석장 PD는 "소소한 복수로라도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통쾌함, 이전과는 다르게 살아갈 힘을 준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정혜뿐만 아니라 미숙도 백영표(정석용) 앞에서 진심을 숨기고, 도희도 아들과 딸 앞에서는 씩씩한 척 하고 산다.

이처럼 '복자클럽'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소소하고 장난스러운 복수를 통해 나아갈 힘을 준다. 시청자들에게는 공감과 대리 만족을 선사하며 일상의 활력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세 여자가 만나 우정을 쌓고 성장하는 모습은 훈훈하기도 하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tvN 방송화면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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