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21 10:41 / 기사수정 2008.11.21 10:41
[엑스포츠뉴스 = 서울, 이동현 기자] 기막힌 반전이었다. '장원삼 사태'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 총재는 20일 오후 2시에 결정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했다가 날짜를 하루 미뤘다. 이를 두고 야구계 안팎에서는 신상우 총재가 트레이드를 승인해준 뒤 총재직을 내놓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신 총재는 2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기자실에서 삼성과 히어로즈의 '장원삼-박성훈+30억' 트레이드는 승인할 수 없다는 최종 입장을 발표했다. 총재직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이 사안과 별개의 문제이며 임기 전에 물러나기는 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예상이 모두 빗나간 셈이다.
신 총재가 '트레이드 승인 불가'라는 프로야구 역사상 초유의 결정을 내린 것은 삼성, 히어로즈를 제외한 6개 구단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명분을 가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트레이드 합의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이후 삼성은 '사전에 KBO에 질의를 올려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신 총재는 '질의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현금이 오간다는 얘기는 없었다'고 반박했고 'KBO에 납입할 금액이 남아있는 히어로즈가 선수를 팔아서 구단을 운영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화를 제외한 전 구단이 히어로즈에 현금 트레이드를 제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도 그런 말이 나왔다. 하지만 성사되지 않은 일을 두고 논의할 수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삼성이 약속을 어기고 선수를 빼돌렸다'는 비난이 일자 삼성측은 '우리 구단 뿐 아니라 거의 모든 구단에서 트레이드를 제의했었다'고 반발했는데 신 총재는 이를 다시 반박한 것이다.
KBO 임원 회의에서 '트레이드 승인 불가'쪽으로 의견이 기운 것도 신 총재의 결정을 도왔다. 두 차례 열린 자체 회의에서 KBO 간부들은 'FA(자유계약선수)를 제외한 우수 선수를 돈으로 사는 것은 야구의 균형 발전을 방해한다. 이렇게 큰 금액으로 선수를 빼가는 것은 총재가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한국 야구를 이끌어가는 모든 구성원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명제는 반박할 수 없는 대전제였으며 총재가 트레이드 승인을 거절한 핵심 코드였던 것이다.
한편, 이날 KBO의 발표에 대해 삼성측은 '신상우 총재의 결정을 전적으로 받아들인다. 앞으로 삼성 라이온즈는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으며 WBC와 관련해서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히어로즈 구단도 'KBO의 결정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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