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이근호(23, 대구)와 박주영(23, AS모나코).둘은 지난 2006년부터 올림픽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동갑내기 공격수이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찬스를 만들어가는 이근호와 감각적인 볼터치로 높은 결정력을 자랑했던 박주영은 '닮은 듯 다른' 플레이로 올림픽대표팀의 공격에 앞장섰다.
하지만 한 경기에 나란히 출전해 두 선수 모두 골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올림픽대표 시절, 이근호가 예선 및 평가전에서 5골을 넣은 사이 박주영은 1골에 그쳤다. 반면, 올림픽 본선에서는 박주영이 1차전 카메룬전에서 깜짝 프리킥골을 성공시키며 한골도 넣지 못한 이근호에 기록 면에서 앞섰다.
국가대표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허정무호 출범 초기에는 박주영의 활약이 두드러져 이근호가 주전 자리는 물론 대표팀 명단에도 들지 못하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박주영이 올림픽 이후 컨디션 난조에 빠지자 이근호가 기회를 살렸고, 평가전, 월드컵 예선에서 연달아 2골씩 뽑아내는 '괴력'으로 상승세를 탔다.
베이징올림픽 본선에서 나란히 부진한 모습을 보여 여론의 질타를 받아야 했던 두 선수. 오랜만에 나란히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린 둘은 지난 상처를 완전히 씻어내듯 시원한 득점포를 가동하며 사우디 격파에 일등 공신이 됐다. 20일 새벽(한국시각) 벌어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근호가 후반 31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패스를 받아 감각적으로 밀어넣으며 선취골을 넣더니 정성훈(부산)과 교체해 들어간 박주영이 곧바로 종료 직전, 통렬한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뽑아내며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둘 다 함박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수준 높은 공격 축구를 구사해 나갈 이근호와 박주영. 두 선수가 있기에 한국 축구 공격의 미래는 더욱 밝아 보인다.
김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