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아르곤'에서는 작품 특성상 로맨스가 없었다. 천우희도 "처음에 감독님이 있었으면 좋겠냐고 물어봐서 전혀 아니라고 했어요"라며 김백진과 이연화의 관계는 선후배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멜로 연기 자체가 싫은 건 아니다.
"'아르곤'은 애정 관계가 없어서 좋았어요. 하지만 남녀 간의 사랑을 보여주는 드라마, 로코나 멜로는 꼭 해보고 싶어요. 함께 하고 싶은 배우요? 어렵네요. 최근에 '비밀의 숲'을 재밌게 봐서 조승우 선배님. 또 훈훈하게 잘 큰 유승호 씨. '낭만닥터 김사부' 때부터 눈에 띄던 양세종 씨도 매력 있더라고요."
지금까지 진지한 연기만 했던 천우희는 코믹 연기에도 갈증이 있다. 천우희는 "제가 너무 욕심이 많죠?"라며 웃은 뒤 "제 성격을 아는 지인들은 가볍고 유쾌한 걸 했으면 좋겠다고 해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진지한 걸 많이 했잖아요. 그래서 한없이 가벼운 걸 해보고 싶어요"라고 다양한 장르에 의욕을 드러냈다.
하지만 예능 출연은 여전히 무서운 것 중 하나다. 망가지는 게 두려운 게 아니라 편집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또 실제보다 더 괜찮게 편집된 예능 속 천우희를 진짜라고 믿을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렇지만 한 번쯤 해보고 싶어요. '삼시세끼'처럼 밭일하는 거는 자신 있어요.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고, 동물들도 좋아해요. 토크쇼보다는 몸으로 뭔가 하는 게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요."
데뷔 14년 차 천우희는 올해 연기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원래는 자기만족의 기준이 굉장히 엄격한 완벽주의자에 가까웠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도 많았는데 이제는 조금 관대해지기로 했다.
"예전에는 모든 신마다 완성도를 높이고 싶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완벽한 연기라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는 사람마다 취향마다 다를 수 있는데, 그걸 어떻게 내가 다 만족시킬 수 있을까요. 나를 옥죈다고 연기가 잘 나오는 건 아니니까요. 대신,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자만하거나 게을러지지만 말자고 생각하는 중이에요."
'아르곤'을 선택하고, 무사히 마친 것도 천우희에게는 큰 성과다. 드라마 촬영 동안 영화 '흥부' 촬영을 병행했는데, 두 작품을 동시에 찍은 게 처음이라고 한다. 그 전에는 스스로 못 할 거라고 생각해 주저했던 일을 해내고 나니 더욱 자기 능력을 믿게 되고 편해졌다고.
"완벽을 추구하는 게 지금까지는 저를 성장하게 하는 방식이었지만, 제가 여기서 더 크려면 이제는 좀 놓아줄 수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돌발적으로 일어나는 일, 생각한 것과는 다른 결과를 더 유연하게 받아들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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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