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19 01:56 / 기사수정 2008.11.19 01:56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18일 오후, 서울시 소공동 롯데호텔 37층에서 벌어진 2008~2009 여자프로배구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외국인선수들은 지난 리그에 비해 훨씬 수준이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5월에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2008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전에서 한국대표팀과 맞붙은 푸에르토리코와 도미니카 공화국의 대표 선수들이 한국리그에 4명이나 참가하게 된 점이 가장 눈여겨볼 사항이었습니다.
지난 2007~2008 시즌에서 외국인 선수 영입의 실패를 맛본 팀은 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이었습니다. 현대건설은 캐나다 대표 출신의 티파니를 영입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리그종반으로 넘어가면서 공격은 어느 정도 해줬지만 수비는 향상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도로공사의 경우, 한국여자배구리그로 와서 가장 성공한 외국인 선수인 레이첼(캐나다)과 재계약을 맺었지만 시즌을 앞두고 생긴 발목부상으로 리그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시즌 도중, 미국 대학리그 출신인 케이티 존슨을 영입했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실망감을 안겨준 채, 쓸쓸히 퇴출됐습니다.
이 두 팀은 각각 푸에르토리코와 도미니카공화국 대표 출신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향상시켰습니다. 지난 2008 양산시 KOVO 컵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외국인 선수는 현대건설의 아우리(26, 푸에르토리코)였습니다. 외국인 선수로서는 180cm인 작은 신장을 가졌지만 수비가 뛰어나고 공격도 일품이어서 현대건설의 조직력에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현대건설의 대들보인 한유미와 함께 레프트 공격수로 뛸 예정인 아우리는 후위에 물러나면 안정된 서브리시브를 리베로와 책임지고 전위에 들어서면 빠른 공격으로 득점을 책임집니다.
그리고 도로공사의 밀라(30, 도미니카공화국)도 181cm의 크지 않은 신장이지만 탄력 넘치는 공격력에 수비가 뛰어납니다. 현대건설과 도로공사는 공격뿐만이 아닌, 수비까지 겸비한 외국인 선수를 들여와 팀의 전력을 강화시켰습니다.
반면, KT&G의 경우, 공격은 물론, 리시브와 수비도 좋았던 페르난다(23, 브라질) 대신, 헝가리출신의 노장 선수인 마리안을 선택했습니다. 마리안은 KT&G가 자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자신의 풍부한 경험을 높이 사서 데려 왔을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지난 코보 컵에서 마리안의 활약을 보고 적지 않은 배구 팬들은 '차라리 페르난다가 훨씬 뛰어나다'라는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맹활약한 마리안은 결국 KT&G를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KT&G의 박삼용 감독은 "서브리시브와 수비를 책임졌던 박경낭 선수가 현대건설로 이적해 수비는 지난 시즌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용병 마리안을 비롯해 이연주의 활약이 기대되며 라이트로 나서는 한은지의 파워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수비는 작년만 못하지만 공격력은 오히려 좋아졌다고 본다"라며 공격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흥국생명은 기존의 김연경과 황연주가 버티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고의 FA였던 한송이가 가세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공격수들이 모두 수술을 마치고 이번 시즌에 들어섰다는 것입니다. 안정된 리시브와 최고의 공격력을 가진 김연경과 새롭게 가세한 한송이가 레프트 공격수로 나설 것이 확실시 됩니다.
그리고 흥국생명이 영입한 외국인 선수 카리나(23, 푸에르토리코)는 상황에 따라 레프트와 라이트 공격수로 뛸 확률이 높습니다. 양쪽 무릎을 모두 수술하고 재활 중인 황연주를 대신해 라이트 공격수로 나설 확률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올 시즌에 들어온 여자배구 외국인 선수들 중, 최대어는 단연 GS칼텍스가 영입한 데라크루즈(21, 도미니카공화국)입니다. 엄청난 탄력과 파워를 겸비한 데라크루즈는 팀과 손발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벽산배 여자배구최강전에서 흥국생명을 3-0으로 이기는데 뛰어난 활약을 펼쳤습니다.
이 경기에서 공개된 데라크루즈의 막강한 공격력에 감탄이 이어졌습니다. 기존의 최강 라인에 테라크루즈란 거포가 가세한 GS 칼텍스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GS 칼텍스의 이성희 감독은 올 시즌 가장 주목할 선수로 단연 데라크루즈를 손꼽았습니다. 역대 한국에 들어온 여자배구 외국인 선수 중, 최고의 선수로 평가되는 데라크루즈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고 이성희 감독은 밝혔습니다.
이번 시즌에 영입된 여자배구 용병들은 지난 시즌에 비해 실력이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도로공사의 박주점 감독은 모든 팀들이 외국인 선수를 잘 뽑았다고 평가했습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팀의 포인트를 책임질 외국인 선수들의 경쟁이 이번 시즌 여자배구 팀들의 성적을 좌우할 큰 요소임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너무 외국인 선수들의 비중이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용병들의 가세로 팀의 전력이 상승하는 것은 좋지만 문제는 국내의 선수들도 결정타를 때리는 많은 실전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기력 대신, 기존의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의 조화가 적절히 이루어져 짜임새 있는 팀플레이가 나타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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