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안경남 기자] 올 시즌 '푸른사자 군단' 첼시는 많은 부상 선수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장기부상을 당한 마이클 에시엔을 비롯해 디디에 드록바, 미하엘 발락, 조 콜, 데쿠, 히카르두 카르발류, 애슐리 콜 등 주전급 선수 대다수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오르내리곤 했다.
하지만 첼시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12라운드 현재 9승 2무 1패(승점 29점)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EPL) 1위를 달리고 있다.
대부분의 경기를 마땅한 대체 자원 없이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리그에서 가장 많은 29골을 터트렸으며 최소실점인 단 4골만을 허용했다. 그야말로 퍼펙트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인 것이다.
물론 첼시가 매 경기 완벽에 가까운 승리를 거둬 온 것은 아니다. 대승도 많았지만 1~2점 차의 불안한 승리도 존재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노련한 경기운영을 통해 위기를 넘기곤 했다.
무엇보다 첼시의 최전방을 이끌고 있는 니콜라스 아넬카는 부족한 공격옵션에 허덕이고 있는 첼시에 큰 힘이 돼주고 있다. 잦은 부상으로 경기에 자주 투입되지 못하고 있는 2006/07시즌 득점왕 출신의 드록바의 공백을 완벽히 메워주고 있는 그다.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아넬카가 터트린 골은 10골이다. 첼시의 총 득점에 1/3에 가까운 골을 혼자서 성공시킨 셈이다.
이처럼 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성공시켰지만, 사실 시즌을 앞두고 아넬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못했다. 입단 첫 해 리그에서 단 1골에 그치는 부진한 모습을 보인데다 결정적 찬스를 여러 차례 놓치는 모습을 자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아넬카는 현재 팀에서는 물론 리그에서도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여전히 쉬운 득점 찬스를 자주 놓치는 그지만 '부상병동' 첼시의 리그 1위 등극에 적잖은 공헌을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첼시의 주장 존 테리는 "아넬카는 팀에 득점이 필요할 때 멋진 활약을 펼쳤다. 현재 드록바를 비롯해 여러 공격수가 부상 중에 있지만 아넬카가 있기에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었다."며 아넬카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이처럼 잘 나가는 아넬카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드록바의 존재다. 기본적으로 4-1-4-1전술의 원톱 시스템을 가동하는 첼시에서 두 명 중 한명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확률이 높다.
시즌 초반 드록바가 부상에서 복귀했을 때 아넬카가 벤치로 밀려났던 것이 좋은 예다. 최근 아넬카가 인터뷰를 통해 드록바와의 투톱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지만 이는 이미 지난 시즌의 실패를 통해 검증된 바 있다.
과연, 'EPL 1위' 첼시의 숨은 공로자 아넬카가 앞으로 다가올 드록바와의 본격적인 주전 경쟁을 뚫고 지금의 활약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니콜라스 아넬카 ⓒ첼시FC 구단 공식 홈페이지]
안경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