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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 오리온스, 김승현 이외엔 없다?

기사입력 2008.11.09 19:45 / 기사수정 2008.11.09 19:45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대구 오리온스가 9일 원주 동부에 패하며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겨우 2연패 한 것을 두고 침체를 운운하는 것은 다소 이른 말일 수도 있으나, 지난 연패 과정에서 경기 내용 면에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특히 9일 동부와의 경기에서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제대로 되지 않으며 무려 31점 차의 대패를 당했다.

경기력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김승현의 결장이다. 시즌 초 3경기까지 빠른 템포로 팀의 공격을 이끌며 3연승을 주도했지만, 지난 5일 허벅지 부상을 당하면서 2경기째 출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 그의 부상 결장과 함께 오리온스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며 바로 2연패하고 말았다.

오리온스 입장에서는 신인 정재홍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신인 드래프트 당시에도 김승현의 백업 역할과 혹시나 모를 부상 재발에 대비해 당시 포인트가드 중 최대어로 평가받던 정재홍을 지명하면서 이와 같은 경우를 대비해왔다. 실제로 지난 2007-2008시즌에도 김승현의 부상 결장으로 최하위의 쓴맛을 본 오리온스였기에 충분히 이해가 가는 선택이었다.

여기에 지난 시즌부터 백업 포인트가드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김영수를 함께 기용해 김승현의 공백을 메워보려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실패라고 봐야 할 듯하다. 

스피드 면에서는 김승현과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는 두 선수이지만, 경기 조율 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더구나 빠르게 찔러주는 김승현 특유의 킬 패스에 익숙해진 선수들에게 이들의 패스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팀의 '구심점'이 자리를 비웠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김승현만 있어도 6강은 간다'는 말이 나올 만큼 훌륭한 경기력과 영향력을 지닌 김승현이지만, 한 선수의 존재 여부에 팀 전력이 이 정도로 크게 달라진다는 것은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시즌 역시 큰 부상으로 시즌의 절반 이상을 뛰지 못했고, 올 시즌도 초반부터 부상당하며 소위 '유리 몸'이 아니냐는 우려를 받고 있기에 더더욱 이에 대한 코칭 스태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개막 첫 주에 오리온스와 함께 유이하게 연승을 질주하며 기세를 높였던 인천 전자랜드의 경우, 9일 전주 KCC를 맞아 주력 외국인 선수인 히카르도 포웰이 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좋은 경기 내용을 보였다. 결과는 비록 78-72로 패했지만, 이전 두 경기에서 보였던 KCC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비록 한 경기에 불과하지만, 오리온스와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김승현 없이도 오리온스는 충분히 강점을 지닌 팀이다. 외국인 선수의 높이와 기량은 10개 구단 중 최고 수준이고, 김병철과 전정규를 필두로 한 외곽 지원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이동준, 백인선과 같은 좋은 국내 빅맨 자원도 갖췄다. 김승현 한 사람에만 의존할 만큼 약한 팀이 절대 아니다.

다행히 이번 김승현의 허벅지 부상은 그리 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컨디션에 따라 다음 경기에도 충분히 출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초반에 무리하지 않기 위해 그의 출장을 자제시키고 있는 팀의 입장에서는 이런 경기가 모두 '버리는 경기'가 된다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승현 역시 자신의 부상 때문에 팀이 부진하다는 생각에 부담감을 떨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팀의 가장 중요한 중심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것은 어려운 문제임이 틀림없지만,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로 바꿔내는 것은 동료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의 몫이다. 오리온스가 더 이상 '김승현과 아이들'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면 팀 구성원 모두의 분전이 요구된다.

오리온스의 다음 경기는 오는 12일, 홈인 대구에서 부산 KTF와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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