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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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MLB 스토브리그] 전쟁은 벌써 시작된 셈이다 - ③

기사입력 2008.11.07 13:33 / 기사수정 2008.11.07 13:33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유진] 스토브리그의 재미는 시장에 나온 대어를 어느 구단에서 가져가느냐를 지켜보는 데에 있다.

이 중 계약과정의 백미는 선수가 계약서에 사인하고, 소속구단에 유니폼 상의를 입는 장면이다. 사인이 끝나는 순간 그 선수의 제3라운드는 끝나는 셈이다. 하지만, 스토브리그의 끝은 계약종료가 아니다. 오프시즌의 별미는 각종 이벤트를 통하여 정규시즌에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에 있다. 스프링캠프 투어는 이러한 이벤트의 일환이며, 시범경기 또한 훌륭한 팬서비스임과 동시에 빅리그의 신-구 조화를 감상할 수 있는 장(場)이기도 하다. 물론 겨울에도 야구가 가능한 애리조나 폴리그의 존재는 더욱 의미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 4년 주기로 실시하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은 상당히 뜻깊은 대회다. 대내적으로는 WBC 준비로써 스프링캠프를 대신할 수 있고, 대외적으로는 모국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본 대회의 활약 여부에 따라 소속팀 중용 여부도 결정되는 만큼, WBC에 미치는 대외적인 파급효과는 상당히 크다.

3라운드의 종료를 알리는 WBC

WBC에서 명승부가 나와야 할 전제조건은 이렇듯 감독/선수 간 동기부여가 될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데에 있다. 현역이 아닌 제야 감독들이 굳이 국가대표팀 감독을 자청하는 이유도 국제대회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현역 복귀를 내심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노장 화이티 허조그 감독이 그 대표적인 예다. 또한, 각 국가별로 그 나름의 동기부여가 될 만한 요소들이 있어 명승부가 펼쳐질 소지는 분명 존재한다.

미국의 경우 자신들이 절대강자임을 나타내고자 하는 '과시'라는 측면, 일본은 국가특성상 '명예'를 목숨과도 여기는 특징 때문에 대외적인 이미지를 견고하게 해야 한다는 명분이 있다. 또한, 도미니카나 쿠바 등 중남미 국가들은 WBC를 바탕으로 빅리그에 진출하려는 선수들의 야망이 존재한다.




2006년 대회에서는 이승엽이 롯데에서 요미우리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시기였고, 로저 클레멘스를 비롯한 많은 선수도 전년도 소속팀 유니폼이 바뀐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는 그만큼 새로운 소속팀에 대한 믿음을 심어준다. 그래서 WBC의 종료와 더불어서 제3라운드로 진행되는 스토브리그도 마감이 되는 것이다. 일부 구단의 시범경기 일정이 남아있기는 하겠지만, 적어도 2009시즌 오프 시즌은 3월 중에 종료가 되는 셈이다.

WBC의 성공을 위한 전제조건

앞서서는 WBC의 명승부를 위한 전제조건을 언급했으나, 이것이 곧 성공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선수가 없다면 제아무리 훌륭한 대회라 할지라도 경기력 수준이 떨어질 것이며, 선수가 풍부하다 해도 찾으러 오는 펜이 없으면 그 대회는 존재 가치조차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WBC를 위해서는 스프링캠프를 WBC로 대신하겠다는 선수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소속팀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WBC 참가 의사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미국 역시 마이클 영, 알렉스 로드리게즈 등이 참가의사를 밝힌 바 있다.

두 번째로, 야구장을 찾는 팬서비스를 다양화 시켜야 한다. 물론 세계적인 대회이기 때문에 많은 팬이 야구장을 찾겠지만, 그 성원을 다시 팬에게 돌려주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KBO 차원에서 한국 프로야구 공식 응원단체인 '파란 도깨비'에 후원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세 번째로, WBC를 전 세계적인 대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유럽의 경우 축구에 밀려 야구의 인기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유럽에서의 야구 홍보 일환으로 모든 예선 경기를 유럽에서 하는 방법도 있다. 더 나아가서는 MLB PA나 KBO 차원에서 유럽에 야구장을 무료로 건설해 주는 방안도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팀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군 문제를 절대 생각하지 말고 국가의 부름에 응해야 한다. 아니, 부르기 전에 먼저 나가야 한다. 초기 WBC에도 병역면제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었으나, 3라운드 진출과 더불어서 선수들 전원에게 병역면제 혜택이 부여되었다. 본 대회에서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따라서 병역 면제만을 생각하고 대표팀에 들어오고자 하는 선수가 없어야 한다. 사실 WBC의 존재 자체도 각 국가의 명예에 따른 것이지,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데에 그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전쟁의 시작

이제 스토브리그의 종료까지는 앞으로 3달 정도 남았다. 이제 시작이다. 초반이라 그런지 아직까지 FA나 트레이드 시장 모두 조용하다. WBC에 대한 문제도 이제야 첫 발걸음을 떼었다.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선전포고는 벌써 이루어진 셈이다.
 
[사진(C)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공식 홈페이지]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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