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만든 연예인 블랙리스트에 포함돼 피해를 본 문성근, 김미화, 김여진이 검찰에 출두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개그우먼 김미화는 블랙리스트 관련 참고인 조사를 위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에 출석한 자리에서 "국민을 적으로 돌린 대통령, 이것이 정말 요즘 말로 '실화냐'고 말하고 싶다"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김미화는 "2010년 KBS에서 블랙리스트 건으로 조사를 받고 7년 만에 다시 또 출두했는데, 심경이 정말 좋지 않다. 성실하게, 이 사건이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9년 동안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조사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또 많은 동료와 선후배를 위해 열심히 조사받겠다고 덧붙였다.
김여진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알리며 "합당한 처벌을 원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정원 문건을 보니 다시 한번 마음 한켠이 무너졌다. 그래도 설마 직접 그랬겠나 하는 마음이 있었나 보다. 그들이 직접 그랬더라"며 착잡한 심정을 고백했다.
김여진과 함께 합성 사진으로 곤욕을 치른 배우 문성근은 지난 18일 가장 먼저 검찰에 출두하며 "경악스럽고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문성근은 "이명박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어버이연합을 비롯한 극우단체들에 어떤 지원이 있었는지, 일간베스트 사이트 같은 곳에 직·간접적인 지원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등 예산이 낭비된 부분에 대해서도 꼭 밝혀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도 직접 소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뚜렷한 소신을 드러냈다.
함께 블랙리스트에 오른 다른 배우 김규리를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김규리 씨는 한창 자신의 역량을 발전시키고, 활동해야 할 20대와 30대 시절에 집중적으로 배제를 당하고, 불이익을 받았다. 이미 세월은 흘러갔고,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피해를 본 셈이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 11일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만든 블랙리스트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 견해를 드러낸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검찰은 피해 당사자들을 불러 블랙리스트 불이익 사례를 본격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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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