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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탬파베이, WS에서 나타난 불안 요소들

기사입력 2008.10.30 12:33 / 기사수정 2008.10.30 12:3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필라델피아 지역에 내린 강우로 인해 경기가 사흘 동안 지연되면서 치러진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탬파베이 레이스를 4-3으로 물리치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2008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품에 안았습니다.

월드시리즈 역사상 비로 인해 경기가 순연된 경기에서 승리라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필라델피아는 28년 만에 우승의 감격을 맛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월드시리즈는 흥미의 요소가 여러모로 반감된 시리즈였습니다. 가뜩이나 전국적으로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지 못하는 팀들의 대결인데다가 필라델피아 지역에 내린 비로 경기가 순연되면서 팬들의 관심은 계속 떨어져갔습니다.

홈런을 앞세운 장타력과 스몰 볼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양 팀을 생각할 때, 보다 재미있는 경기가 예상됐지만 사흘 동안에 걸쳐서 치러진 5차전은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WS에 앞서서 나타난 탬파베이의 우려, 지친 불펜 투수들

보스턴 레드삭스와 벌인 5차전 중반까지 탬파베이의 무서운 상승세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습니다. 선발과 불펜진의 탄탄함은 물론, 2번부터 4번까지의 중심타자들의 타격감이 최고조에 달해 5차전에서 보스턴을 물리치고 곧바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것이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역전패를 당하면서 탬파베이의 거침없던 상승세는 제동이 걸렸습니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으로 넘어오면서 탬파베이의 자랑인 불펜투수들의 페이스가 떨어져가고 있었습니다. 디비전시리즈부터 탬파베이의 승리를 책임지기 위해 출격한 탬파베이 불펜투수들은 모두 강속구를 앞세운 파워피처들이 많았습니다.

탬파베이 불펜 투수들 중, 강약을 조절해 투구를 펼치는 투수들도 있지만 강속구를 앞세워서 정면 승부를 벌이는 투수들이 많았습니다.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힘을 많이 소진한 탬파베이 불펜진들의 빠른 볼은 서서히 위력이 사라져갔고 월드시리즈로 넘어오면서 필리스의 강타자들에게 장타를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3차전과 4차전에서 필리스의 중심타자들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진 것은 탬파베이에겐 시리즈의 흐름을 필라델피아에게 내주는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에 반해 필라델피아 불펜진들은 에이스인 콜 해멀스의 호투에 힘입으면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 다음에 월드시리즈에 임했습니다.

필리스의 불펜 투수들은 탬파베이의 불펜 투수들에 비해 자신감이 넘쳤고 결국 중간계투 투수들의 차이점에서 양 팀 간의 전력이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월드시리즈에 들어오면서 타격감각을 잃어버린 탬파베이의 타자들

탬파베이가 월드시리즈에서 유일하게 승리했던 2차전은 철저하게 '스몰볼'을 구사했던 경기였습니다.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강세를 보인 탬파베이 중심타선은 콜 해멀스의 강약을 조절한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ALCS 6차전부터 떨어진 타격의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타격감이 좋지 않으니 번트와 희생타, 그리고 빠른 발을 앞세운 전력으로 점수를 추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이 작전은 제임스 실즈가 호투를 한 2차전에서는 빛을 보았지만 필리스의 장타력이 위력을 발한 3차전과 4차전에서는 큰 야구가 위력을 발휘하면 작은 야구가 따라갈 여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스몰볼'은 철저하게 확률이 높은 득점을 추가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지만 이것이 원만하게 이루어지려면 마운드에서의 탄탄한 방어가 우선적으로 따라야합니다. 그리나 탬파베이가 가장 믿었던 3선발은 맷 가르자가 3차전에서 무너졌고 4차전에 등판한 앤디 소난스타인과 불펜투수들도 모두 필리스의 강타선에 격침되고 말았습니다.

의지가 앞선 젊은 선수들의 경직된 플레이

수비에 있어서도 탬파베이는 필라델피아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3차전에서 양 팀은 팽팽한 승부를 펼쳐갔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나온 수비실책으로 탬파베이는 아쉽게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이길 수도 있었던 3차전을 놓치자 4차전에 들어선 탬파베이 선수들의 플레이는 경직돼 있었고 선발과 불펜 투수들이 무너지면서 큰 점수 차이로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30일 벌어진 5차전 7회 초에서 2사 2루에 있었던 제이슨 바틀렛의 미숙한 주루 플레이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ALCS까지 젊은 팀답지 않은 안정되고 대범한 플레이를 보여주었지만 막상 월드시리즈로 넘어오면서부터는 경험이 부족한 팀에게서 나타나는 실수가 꾸준하게 나타나면서 결국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필라델피아에게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ALCS 후반부터 나타난 불펜 투수들의 안 좋은 징조와 2번부터 4번까지의 중심타자들의 부진, 여기에 수비 실책을 비롯한 자잘한 범실이 나타나면서 탬파베이는 월드시리즈 진출로 만족하는데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만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 팀이었던 탬파베이의 월드시리즈 진출은 2008 시즌 최대의 이변이었으며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아직 젊은 선수들로 주축이 된 탬파베이가 과연 내년시즌에는 어떤 선수구성을 가지고 리그에 임할지는 두고 봐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이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소중한 경험을 많이 쌓았듯, 구단이 선수들을 대거 팔지 않는다면 내년시즌도 기대해 볼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사진 = 에반 롱고리아 (C) tampabay.rays.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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