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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일 수도 있는 홈런…'전설' 이승엽도 끝을 준비한다

기사입력 2017.09.09 06:30 / 기사수정 2017.09.09 15:54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마지막 홈런이 될 수도 있으니까…."

은퇴를 앞둔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은 마지막 인천 경기였던 지난달 31일 SK전에서 9회 박정배를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이승엽의 시즌 20호 홈런으로, 4년 연속 20홈런을 완성하는 홈런이었다. 그리고 이 홈런공은 여러 사람을 거쳐 홈런을 친 장본인, 이승엽의 손에 들어왔다.

이승엽 본인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은퇴 시즌의 단 23경기가 남은 시점, 이승엽은 구단 측에 자신의 프로 마지막 홈런이 될 수도 있는 홈런공을 찾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구단에 자신이 사용하던 방망이와 홈런공을 교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전달했다.

이승엽의 부탁에 20호 홈런이 나온 날 삼성 구단 관계자가 홈런공 습득자를 찾아 교환 의사를 물었다. 그리고 습득자가 교환을 흔쾌히 승낙하면서 무사히 홈런공이 회수됐다. 이후 7일 사직 롯데전에서 21호 홈런이 터졌고,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홈런공이 경신되면서 이 홈런공 역시 같은 방식으로 교환이 이뤄졌다.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수많은 홈런을 친 이승엽이지만 정작 이승엽 본인이 소장하고 있는 기념구는 없다는 전언이다. 이승엽의 신인 시절에는 기념구를 챙기는 문화 자체가 없었고,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56호), 최연소 300홈런, 한·일 통산 500호 홈런 등 굵직한 기록의 기념구들은 습득자가 보유하고 있거나 경산볼파크 내 역사관에 보관되고 있다.

이승엽은 이번 홈런공 회수에 대해 직접 "마지막 홈런이 될 수도 있어 구단에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원래부터 가치 있게 평가 되는 이승엽의 홈런공인데다, 은퇴 시즌 홈런이라는 의미가 있는 만큼 그 공을 선뜻 내주기는 쉽지 않을 터, 이승엽은 "흔쾌히 공을 건네주시니까 고맙다. 나에게는 의미 있는 공이다. 굉장히 감사드린다"고 홈런공을 교환한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7일 사직구장에서 21호 홈런을 뽑아낸 이승엽은 상대 편임에도 불구하고 롯데 팬들의 환호와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승엽이 "홈런을 치고 잘 웃지 않는 편인데 웃음이 나왔다"고 말할 정도로 특별하게 기억될 장면이었다. 미소를 머금고 베이스를 돌았던 이 홈런이 이승엽의 마지막 홈런이 될 지는 아직 모른다. 10월 3일 고별전까지 삼성에게는 15개의 경기가 남아있다. 그동안 '전설' 이승엽도 서서히 자신의 끝을 그리고 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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