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0.14 15:34 / 기사수정 2008.10.14 15:34
박찬호 선수가 다져스 홈구장에서 펼쳐진 NLCS 4차전 3-2로 앞선 6회 1사 2,3루에서 커쇼를 구원등판, 첫 타자를 얕은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듯 했지만 다음타자에게 던진 초구가 와일드피치로 기록되며 3루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내 3-3 동점을 허용한뒤 볼넷을 내주고 바이멀로 교체되었습니다. 문제의 폭투는 포수 마틴이 잡아줄 수도 있었던 공으로 진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다져스는 3-3으로 맞선 6회말 반격에서 바로 2점을 추가했지만 8회초 필리스의 장타력앞에 무릎을 꿇으며 7-5로 역전패를 하며 1승 3패, 탈락 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하이라이트>
투구 구질을 살펴보면
총 7개 투구 - 3스트라이크
직구 2개 슬라이더 5개
직구 최고구속은 94마일을 기록하였습니다.
오늘 경기는 3일 쉬고 등판한 로우가 1회 시작하자마자 연속 3안타를 맞고 2실점했으나 1사 만루에서 다행이 병살타로 추가실점을 막았고, 1회말 제임스 로니의 적시타로 2-1로 추격을 시작했습니다. 계속된 공방속에서 다져스는 5회말 잡은 찬스에서 매니 라메레즈의 적시타와 땅볼을 묶어 2득점, 3-2로 역전에 성공했고 6회초에는 선발 데릭 로우가 내려가고 클레이튼 커쇼가 등판했습니다. 로우의 경우 5이닝 74개의 투구수였지만 3일 쉬고 나온점, 1차전 5회까지 잘던지다 6회 홈런 2방으로 경기를 날려버린것 떄문인지 빠른 교체를 단행하였습니다.
지난 2차전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준 커쇼는 4번 좌타자 라이언 하워드부터 7번 도브스까지 막을 계획을 가지고 올라온듯 했지만 볼넷과 안타,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되고 7번자리에 도브스 대신 펠리즈가 대타로 나오자 바로 박찬호 선수로 교체가 되었습니다. 지난 2차전에서 점수가 많이 벌어진 상황에서 맥도날드가 3 1/3이닝 무실점, 커쇼가 2이닝 무실점을 하면서 패했지만 조명을 받았는데, 역시나 긴박한 상황에서 나오니 자신의 구위를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는 아주 평범한 논리를 다시 한번 입증한 셈입니다. 그날 두 선수의 투구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초반 점수차가 벌어지고 뒤에 나온 투수들이 길게 호투하는건 야구 한두번 본거 아니라면 지겹도록 봐왔던 패턴이죠.... 물론 선수 본인의 공 자체는 괜찮은 편이었지만, 이미 점수차가 나면서 승/패가 어느정도 결정된 경기니까 투수는 마음편하게, 타자 역시 가볍게 치면서 결과적으로 뒤에 나온 투수가 오래 잘던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예전에는 기록지만 보고 선발이 초반 강판되고 뒤에 나온 투수가 4이닝 무실점 이렇게 나오면 차라리 뒤에 나온 투수가 선발로 나왔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보곤 했지만 지금은 그런 사정을 다 알기 떄문에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게 되었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박찬호 선수는 3-2 한점차 리드 상황에서 1사 2,3루라는 위기 상황에서 구원등판을 하게 되었습니다. 순간적으로 판단하기를 좌타자 도브스 대신 펠리즈를 투입하면 박찬호가 나오기 떄문에 그냥 도브스를 쓰는게 좋을듯해서 필라의 작전실패라고 생각을 했는데 펠리즈는 2구만에 우익수 얕은 플라이로 3루주자 하워드가 홈에 들어오지 못하였습니다. 2루수와 우익수 가운데 애매한 지점에 타구가 떨어지면서 자칫 타구를 놓칠뻔 했지만 다행이 이디어가 넘어지면서 공을 잡아내었고, 하워드 역시 발이 느린 선수라 이디어가 넘어졌지만 홈을 파고들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넘어지면서 공을 잡아내는 이디어>
그러나 이 위기만 넘기면 영웅이 될 수도 있던 박찬호는 우타자인 루이즈의 바같쪽 낮게 구사한 슬라이더가 와일드피치가 되며 어이없게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폭투.....>
그러나 기록상으로는 와일드피치로 기록이 되었지만 포수 러셀 마틴이 블로킹을 하며 막아낼 수도 있던 공이라 더욱 아쉬움이 컸습니다. 박찬호의 우타자 바같쪽 슬라이더가 원바운드에 가깝게 떨어진다는 것은 평소 자주 있었던 일이고 이런 투구를 막기 위해서는 글러브를 몸쪽으로 당기며 상체를 숙여 공을 가슴으로 블로킹 했어야 했는데, 글러브만 일단 갖다댄것이 글러브 끝부분을 맞고 크게 튀며 뒤로 빠지고 말았습니다....
3루주자가 들어와 3-3 동점에 계속된 2사 3루의 위기에서 박찬호는 2구쨰도 낮은 슬라이더를 던진뒤 3구쨰 직구 스트라이크, 재차 직구를 던졌지만 약간 낮게 빠지며 볼로 판정이되 1-3로 카운트가 몰렸고, 5구쨰 슬라이더를 구사한것이 바같쪽으로 빠지면서 볼넷 허용, 9번 투수타석에 좌타자 젠킨스가 들어오자 바이멀로 교체가 되고 말았습니다. 바이멀은 다시 대타로 나온 다구치 소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할뻔 했지만 다행이 이디어가 다이빙 캐치로 공을 잡아내 추가 실점없이 6회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박찬호 선수의 투구는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위기 상황에서 올라오면 지금 당장 안타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슬라이더의 구사율이 많이 올라가게 됩니다. 특히 바같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의 경우 안속으면 안속았지 그걸로 안타를 허용하는 일은 거의 없기 떄문에 위기 상황에서 더욱 자주 구사하는 공입니다. 올시즌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1할대이고 우타자 바같쪽 낮게 떨어지는 공의 구사 비율이 23%였죠.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관건이 그동안 타자들이 박찬호의 패턴을 알고 어느정도 대처를 하고 있기 떄문에, 애매한 공보다는 차라리 원바운드에 가깝게 떨어지는 공으로 타자를 유인해야 한다고 했는데 오늘의 박찬호 선수는 물론 그렇게 던졌지만 결과적으로 마틴이 블로킹에 실패하며 폭투로 동점을 하용했고, 그뒤에도 가장 약한 타자인 루이스에게 승부를 확실하게 걸지 못하고 볼넷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그밖에 특별한 컨디션 문제, 투구 폼의 문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리즈 전적이 1승 3패로 몰리면서 앞으로 등판 기회가 있을지 없을지 잘 모르겠지만, 다른것보다 마운드에 등판해 얼마나 본인의 공에 자신감을 가지면서도 적절하게 긴장을 유지하며 공을 던지느냐 하는 마인드 컨트롤이 관건이지 다른것은 문제될것이 없는것으로 보여지네요.
한편 다져스는 6회초 위기를 동점으로 막아낸뒤 6회말 반격에서 바로 케이시 블레이크의 솔로홈런과 라리언 하워드이 번트 타구 송구 실책으로 2점을 뽑아 5-3으로 달아났습니다. 하지만 이미 투수를 선발 로우에 이어 커쇼-박찬호-바이멜을 투입한 상태고, 바이멀은 대타로 교체되며 경기에 빠졌기에 어제 길게 던진 웨이드와 맥도날드가 등판이 불가능해 보여 여기서 점수를 최대한 뽑아냈어야 했는데 계속된 1사 만루에서 5회에 이어 다시 병살타가 나오며 2점차의 불안한 리드가 계속되었습니다.
7회초 먼저 투입된것은 궈홍치였는데 다져스 불펜에는 매덕스, 브록스턴만 남아있었기에 각각 1이닝씩 던지면 그래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토레 감독의 기용은 역시 제가 계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궈홍치가 최고구속 96마일의 강속구를 선보이며 7회를 삼진2개 포함 11개의 투구수로 퍼팩트하게 잡아내었는데 이걸 보고 그만 욕심을 부리고 만것입니다.... 8회 선두타자가 4번 좌타자 하워드였기에 한타자 더 상대를 하게 했는데 이것이 정말이지 큰 패착이었습니다.....
궈홍치의 경우 시즌 막판 부상으로 이해 9월에 단 한경기 밖에 나오지 못했고, NLDS 로스터에서도 제외가 되었다가 이번에 합류를 하게 되었는데 분명 토레 감독은 NLCS 로스터에 궈홍치를 합류시키며 '게임당 한번의 워밍업, 1이닝 제한, 연투 불가' 라고 밝힌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7회 궈홍치의 좋은 투구를 보고 그만 욕심을 내면서 앞서 했던말은 싹 닫아버리고 7회 마운드에 올리고 만것입니다. 시즌 중에도 토레 감독의 말이 하도 많이 바뀌긴 했지만 다른것과 다르게 지금 상황은 '부상의 우려가 있는 투수 사용문제' 였기 때문에 반드시 원칙을 지켜야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러질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몸을 한번 풀고 등판했다가 7회 공격떄 쉬고 다시 8회 올라온 궈홍치는 앞선 7회의 완벽한 투구와는 달리 1,2구가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며 몸쪽 빠지는 볼과 상당히 높은볼을 던진뒤, 3구쨰 힘을 뺴고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90마일짜리 직구를 던졌지만 보기좋게 중전안타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부상에서 막 복귀한 투수는 경기중에도 기복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한번 쉬었다가 다시 나왔으니 오죽하리요.... 결국 바로 다음 투수로 교체가 되었는데 여기서 또 패착이 어제 33개나 던진 웨이드를 급하게 다시 마운드에 올렸다는 것입니다.
어제 웨이드의 경우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등판해 점수를 주지 않았고, 총 2이닝을 잘 막아냈습니다. 하지만 그건 말그대로 '결과'일 뿐입니다. 제 경우 어제 투구가 좋지 않았다고 봤고 중계방에도 글을 남겼었는데, 당시 위기상황에서 등판해 맞은 첫 타자 제이슨 워스에게 초구가 한가운데 스트라이크, 다음타자 펠리즈 역시 2구쨰 스트라이크가 한복판, 마지막 도브스와의 대결에서도 2-3 풀카운트에서 가운데 높은 직구를 던졌지만 다행이 앞선 2개의 공은 타자가 타격을 하지 않았고 도브스의 경우 변화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떄문인지 한가운데 높은 직구에 약간 타이밍이 늦으며 배트 안쪽에 맞았기 떄문에 처음에는 투수를 강타하는 안타처럼 보였지만 이내 공에 힘이 떨어지며 유격수가 2루 베이스에서 잡아내는 타구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결과적으로는' 무사 1,2루의 위기를 극복했지만 사실 그 공들은 타자가 쳤다면 바로 홈런으로 연결이 되어도 당연할 정도의 공들이었고, 힘도 완벽하게 실리지가 않았던 공들이었죠.
근데 토레는 이걸 아는지 모르는지 33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웨이드를 다시 올렸고 시원하게 빅토리노에게 투런을 맞으며 5-5 동점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정말 계속된 에러... 브록스턴을 다시 급하게 올렸는데 브록스턴도 대타 맷 스테어스에게 시원한 투런 홈런을 맞고 5-7로 역전이 되며 경기를 패하고 말았습니다....
미국은 마무리 투수들에게 거의 1이닝씩만 던지게 하는데 8회 1사후 올리면 결국 9회까지는 던지게 하겠다는 입장인데, 투수로써 페이스 조절을 해야하기 떄문에 보통의 마무리는 딱 1이닝만 전력투구 하게 만듭니다만 참...
다잡은 경기를 멍청한 투수 기용으로 날려버린 셈이죠.. 결과론? 포스트시즌이니 핵심 선수들은 어쩔 수 없이 혹사를 해야 한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로써는 이미 궈홍치를 한번 더 8회 올리는 순간 이건 아니다라고 봤고 웨이드나 브록스턴 역시 아니라고 봤기에 뭐.......
이제 다져스가 1승 3패가 되며 남은 경기에서 한번이라도 패하면 바로 탈락하게 됩니다. 필라는 남은 3경기중 한번만 이기면 월드시리즈로 진출하게 되지요. 첫 2경기까지는 제가 따로 예상을 하지 않았는데 일단 필라가 2승을 먼저 챙겼고, 3,4차전의 경우 예상대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3차전은 다져스승, 4차전은 로우에게 큰 기대가 없었기 떄문에 그냥 경기를 쉽게 내줄것이라고 봤는데, 다 잡은 경기를 놓치긴 했지만 일단 제 머릿속에 계획했던 부분에서는 차이가 없기에 1승 3패로 몰렸지만 담담하네요...
5차전에서는 초반에 필라가 압도를 해나가지만 마지막에 찬스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걸 잡느냐, 놓치느냐가 전체적인 시리즈 자체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 될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만 잡아서 역전에 성공한다면 3연승으로 역전 우승도 가능할테고, 그 찬스를 허망하게 놓친다면 그걸로 승부는 끝이 나겠지요. 다만 앞서서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하나 있는데 그건 선수들의 자신감 입니다. 이미 1승 3패로 몰려 자신감이 떨어졌고, 5차전도 초반에 밀리면 더욱더 자신감을 잃을 수 있는데, 그 부분만 다져스 선수들 마지막까지 힘을내서 파이팅을 잃지 않는다면 찬스는 반드시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박찬호 선수... 오늘 경기는 졌지만 박찬호 선수의 잘못은 아닙니다. 토레 감독의 기용이 정말 아쉬운 부분이었지..... 하지만 박찬호 선수의 말처럼 정말 2%가 부족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딱 공 하나만 이렇게 되었으면, 딱 하나만 포수가 잘 받아주었으면... 경기를 보는 입장에서는 늘 이렇게 하나만 ~~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드니 매번 아쉽습니다....
<박찬호 경기후 민훈기 기자님 인터뷰>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것이 하나하나 살이되고 피가 되서 박찬호 선수가 남은 선수 생활하는데 더욱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이번 NLCS시리즈 자체도 아직 끝난것이 아니니까요. 남은 경기서 멋진 모습으로 다져스의 역전 우승에 공헌할지 누가 알겠습니디까..^^
그저 담대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라서 혼신의 역투하는 모습을, 그리고 정말 이렇게 올시즌을 끝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일이니 월드시리즈 끝까지 박찬호 선수 투구하는 모습 볼 수 있도록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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