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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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씨의 거인카툰] 거인의 심장을 다시 뛰게한 제리 로이스터

기사입력 2008.10.14 14:39 / 기사수정 2008.10.14 14:39

최효석 기자

[엑스포츠뉴스=최효석] 너무나도 기다리고 설레었던 가을야구가 3일간의 짧은 꿈처럼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기대했던 만큼 아쉬운 마음도 크긴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초대받지 못했던 그 무대에서 롯데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 또한 이왕에 올라간 김에 좀 더 좋은 성적을 올리길 바라고 하다못해 1승이라도 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긴 했지만 역시 승부의 세계는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전통의 강팀이라는 명성에 걸 맞는 집중력과 경기력을 보여준 삼성에 결국 3연패라는 결과를 남기고 롯데는 패했고 그에 따른 책임은 감독인 로이스터 감독이 짊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준플레이오프가 끝나고 쏟아져나오는 분석기사들을 보면서 준플레이오프 단 세 경기 만에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에 씁쓸함이 느껴지는 것도 어쩔 수가 없더군요.

정규시즌을 포함해 3경기의 포스트시즌을 보고 롯데라는 팀과 로이스터 감독에 대한 평가를 할 때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은 작년까지 롯데가 어떤 팀이었고 그 팀이 올해 어떻게 변모했는지를 먼저 바탕에 깔지 않으면 제대로 된 평가를 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시작점이 다른데 언제나 상위권에서 완성된 야구를 하던 팀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롯데를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긴 하지만 분명 롯데는 작년까지 만년하위팀이었고 올해도 3위라는 좋은 성적을 올리긴 했어도 아직은 부족한 부분과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은 성장중인 팀입니다.

로이스터 감독이 어느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선수들의 마음속에는 아직 두려움이 남아있고 8년 만의 포스트시즌에 낯설어하고 잠도 못 이룰 정도로 긴장을 하는 그런 팀이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로이스터 감독의 야구가 한국식의 정밀한 야구에 패했다는 평가는 일단 유보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자신의 팀을 만드는데 극도로 부족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보다는 패배에 더욱 익숙해져 있는 선수들과 함께 팬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켜낸 감독이라는 그 한가지 이유만 가지고도 로이스터 감독은 그에 걸 맞는 평가를 받을 자격이 충분한 감독이 아닐까요?

또한, 언제나 구경꾼의 위치에서 언급되던 팬들을 팀의 가족이라는 범주에 포함 시키며 언제나 팬을 언급하고 팬들 스스로 자긍심을 느끼게 했고 선수들에게 좋은 플레이를 독려하듯 팀의 한 구성원으로서 팬들에게 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응원해주길 독려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분명히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태까지 한국야구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도 했고 다른 감독들과는 다른 행보로 포스트시즌까지 치루어 낸 감독이라는 점에서 이런저런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는 분명 자기의 야구철학이 분명한 감독이고 선수들과 팬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줄 아는 감독입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3연패를 했지만 그의 야구는 다른 감독들과 다른 것뿐이지 틀린 것은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은 미국인이기 이전에 야구인입니다.

준플레오프는 한국리그 안에서 벌어진 롯데와 삼성의 경기이지 미국과 한국의 경기가 아니라는 것이죠.

선동렬감독과 로이스터 감독의 야구가 맞붙었던 준플레이오프를 두고 미국야구와 한국야구로 비약시켜 한국야구의 우수성을 설파하고 패장에게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고 한국식의 야구를 하라고 충고하는 보면서 아쉬움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작년 7위 팀을 1년 만에 3위 팀으로 탈바꿈시킨 한국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감독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까요.



최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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