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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타선의 응집력, 구로다의 역투가 건진 다저스의 1승

기사입력 2008.10.13 13:42 / 기사수정 2008.10.13 13:4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LA 다저스가 격돌하는 2008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를 앞두고 야구팬들의 설문 조사와 전문가들의 평가에서는 LA 다저스의 우세가 점쳐졌습니다. 비록 내셔널리그 최저 승률 팀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시즌 막판에 보여준 팀의 전력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를 3승 무패로 잡을 때에는 한 치의 빈틈도 찾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1, 2차전을 패했고 만약 3차전마저 필리스에게 내줬다면 월드시리즈 진출 티켓은 거의 필리스에게 기울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필리스의 홈구장인 시티즌스 뱅크파크에서 다저스는 필리스의 투수진들에게 힘을 못 썼습니다. 이른바 투수 공략에서 실패한 다저스는 3차전 필리스 선발투수인 46세의 노장 제이미 모이어를 격침시킬 공략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바로 모이어의 초구를 노리는 것입니다. 늘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잡고 안정적인 투구를 하는 모이어의 투구 패턴을 파악한 다저스 타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초구 공략에 나섰습니다.

다섯 점을 추가해 기선 제압에 성공한 다저스의 1회말 공격에서 2번 타자인 안드레 이디어와 3번 타자인 매니 라미레스는 모두 초구를 공략해 적시타로 연결시켰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연속 3연타로 포문을 연 다저스 타선은 당황하기 시작한 모이어를 끝까지 압박해 나갔습니다.

모이어는 40대 중반의 노장으로 구질의 위력이 아닌, 볼의 배합과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입니다. 수 싸움에서 모이어에게 말려들지 않고 볼 배합의 패턴을 꿰뚫은 채, 타석에 들어선다면 생각보다 쉽게 공략할 수 있는 투수가 바로 제이미 모이어입니다.

유난히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모이어지만 다저스 타자들의 철저한 분석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홈에서 2연승을 거두고 적지로 날아온 필리스 선수들의 집중력이 다소 흐트러져 있는 초반에 밀어붙인 것이 적절히 주효했습니다. 탄탄한 불펜진이 버티고 있는데다가 경기 후반에 다다르면 큰 것 한방으로 승부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필리스를 쉽게 잡으려면 초반 공략에서 성공해야 합니다.

모이어를 빨리 강판시키는데 성공한 다저스는 3차전 선발투수인 구로다 히로키가 눈부신 호투를 보여줬습니다. 일본에 있을 때의 소속 팀인 히로시마 카프 시절에도 구로다는 단 한 번의 포스트시즌의 경험이 없는 투수였습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구로다의 큰 경기 경험 부족이 다저스의 우려로 드러났지만 구로다는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직구와 싱커, 그리고 스플리터를 적절하게 섞어서 던졌습니다. 90마일 초반 대에 이르는 묵직한 패스트볼로 볼 카운터를 유리하게 이끈 다음, 자신의 주 무기인 싱커와 스플리터로 범타를 유도했습니다.

필리스 타자들은 세 타자 연속 안타를 치며 7회 말에 가서야 구로다를 마운드에서 끌어냈지만 7-2로 크게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막강한 다저스의 불펜에게 대량 득점을 추가하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한 타이밍 빠르게 투수교체를 하고 루상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팀 배팅을 주문해 많은 추가점을 얻는데 성공한 다저스의 조 토레 감독의 경기운영도 눈여겨 볼 부분입니다.

뉴욕 양키스와 다저스의 감독을 맡으면서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업적을 일궈낸 토레 감독은 승부처에서 노련한 작전수행 능력을 보여줘 3차전의 승리를 이끌어냈습니다.

비록 필라델피아 원정 2연전에서 모두 패하기는 했지만 현재 다저스의 전력은 쉽게 주저앉을 모습이 아닙니다. 한국시간으로 14일 오전에 벌어질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다저스가 승리한다면 이번 시리즈는 한 치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장기전의 태세로 돌입하게 됩니다.

토레 감독은 1차전의 선발인 데릭 로를 4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습니다. 3일 휴식을 취하고 나오는 로가 초반의 페이스를 잘 이끌어주고 6회나 7회까지 다저스의 불펜 진들에게 흐름을 넘겨주는 것이 다저스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필리스는 디비전시리즈 4차전 승리투수인 조 블랜튼이 4차전 선발로 나설 예정입니다. 4차전은 이번 시리즈의 향방을 가릴 매우 중요한 승부처입니다.

[사진 = 구로다 히로키, 러셀 마틴 (C) losangeles.dodgers.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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