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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범'③] 숨바꼭질에 이어 장산범까지…허정 감독의 고민

기사입력 2017.08.17 15:30 / 기사수정 2017.08.17 15:14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익숙한 소리를 낯설게. 

17일 개봉하는 영화 '장산범'(감독 허정)을 통해 허정 감독은 다시금 익숙한데서 오는 두려움을 만든다. 그는 왜 '장산범'을 택했을까. 

허정 감독은 엑스포츠뉴스와의 만남에서 '소리'를 향한 괴담을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소리를 따라가는데 거기 가보니까 다른 존재가 이야기한다는 설정을 막연하게 생각했던 게 있다"며 " 막연하게 생각했떤 게 있다. 약간 괴담같은 거. 관련된 자료들을 하다보니까 장산범 괴담에 대해서도 알게됐다"며 흥미롭게 접근하게 됐다고 밝혔다. 겪을 일이 없지만, 겪을 수도 있을 법한 생각이 들 수 있는 이야기가 그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허 감독은 '장산범'을 만들며 염정아, 박혁권 등 배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공간과 소리, 분위기 만큼이나 배우들의 리액션 연기가 중요하기에 더욱 그랬다. 

그는 "염정아는 무서운 느낌을 줘야 하는 부분도 있고 감정을 보여줘야하는 부분도 있어 힘드셨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나는 아직 아이도 없고 결혼도 없어 추상적으로 준비한 부분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이끌어 주셨다. 어떻게 보면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 있는데 염정아의 연기가 그렇지 않게 설득력있게 만들어준다. 몰입이 되도록 말이다. 감사하다"고 힘줘 말했다. 

박혁권에 대해서도 "많은 감정을 내뿜어야 하는 역할이다. 상실감에 힘들어하고 혼란스러워하면서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영화에서도 그렇고 한쪽이 이러면 중심을 다른 쪽에서 잡아주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봤다. 일상적인 연기의 톤을 잘하는 분으로 인식하고 있어 모시게 됐다. 디테일하게 감정을 조절하신다. 여기서 이정도 감정 표현은 어떤지 등 디테일하게 현장에서도 의견을 내신다"고 고마워했다 

치매에 걸린 노모로 분한 허진의 연기도 '장산범'을 으스스하게 만드는데 큰 공헌을 했다. 염정아와 쉽지 않은 액션신까지 만들어냈다. 허정 감독은 "힘드셨을 것같다. 고생이 많으셨다. 카리스마도 있고 화면을 장악하신다. 스크린에서 더 자주 뵙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이 어린 감독이나 배우들과 할 때 불편한 점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것 없이 편하게 작업하게 해주시려 하더라. 굉장히 좋았다"고 강조했다. 

'장산범'은 공포지만 동시에 모성애가 짙게 묻어나오는 가족적인 분위기도 인상적이다. 실제 '어머니'인 관객들의 눈시울을 제법 붉히기도 했다. 허정 감독은 "개인이 넘어갈 수밖에 없는 '소리'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 설정이 좋았다"며 "그러다보니 제일 강하게 느낌을 주는게 상실감일 거라고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 가족을 잃은 사람의 상실감에서 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산범'의 플롯을 만드는데 더욱 공을 들였음을 전했다. 

허정 감독이 생각하는 기존 공포영화와의 차이점은 단연 '소리'. '소리 스릴러'라고 자신할만큼 다채로운 소리효과가 입혀졌다. 영화관에서 봤을 때 그 으스스함이 배가 된다. 허정 감독은 "적극적으로 사운드가 들리고 신경을 써서 따라가게 한다. 다양하게 보일 수 있도록 세팅했다. '장산범'에 홀리는 영화이기도 하고, 희연(염정아)의 드라마로도 따라갈 수 있게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귓가에 맴도는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배우들은 스튜디오에서 수 차례 연기를 다시 해야했다. 그는 감정을 잡기 쉽지 않은 공간에서 감정을 잡아낸 배우들을 위해 몇 번이고 감사인사를 건넸다. 

최근 개봉해 100만 관객을 돌파한 '애나벨: 인형의 주인'(감독 데이비드 F. 샌드버그)이라는 강력한 경쟁작이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허정 감독은 "부담감은 많이 느끼지 않는다. 각자의 색깔이 있고 다양한 영화들이 있으면 관객들이 극장에 재밌는게 많이 하니까 많이 찾아주시지 않을까. '애나벨: 인형의 주인'도 무서운 게 나왔으니 같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담보다는 많은 분들에게 재밌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박지영 기자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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