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10월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과 포항의 하우젠컵 4강 경기가 열렸습니다.
전반 후반에 걸쳐 승부가 나지 않을 때 연장전 전후반 합쳐 30분, 그래도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엔 승부차기로 결승에 올라가는 팀을 정하게 됩니다. 평일 저녁이라 그런지 주말만큼의 사람들은 들어차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경기장 안은 수원과 포항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쩌렁쩌렁 울리곤 했습니다.
이날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는 두 팀. 어느 한 팀은 미끄러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당연히 초반부터 불이 붙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전반 24분, 배기종의 슛이 포항의 골대를 맞고 나가며 경기는 더 달궈졌습니다.
후반, 포항의 공격이 아쉽게 빗나가자 골키퍼 김지혁이 안타까운 듯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공격기회를 가졌지만 제대로 연결짓지 못한 채 전후반 0-0으로 끝낸 두 팀. 잠시 후 시작할 연장전을 위해 아주 잠깐 동안의 휴식을 취합니다.
안마를 받고 있는 박원재.
그렇게 아주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연장전으로 들어갑니다. 이때부터 선수들의 체력은 슬슬 한계가 오는 것 같았습니다.
연장 전후반 30분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고, 결국 두 팀은 아무런 득점 없이 승부차기로 돌입합니다. 결과는, 황지수, 김기동, 스테보의 슛을 이운재가 막아내며 수원이 승리했습니다. 실축을 한 선수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뒤에 서 있던 선수들에게 돌아갔습니다. 한켠에서 환호하고 있는 수원 선수들과 팬들을 뒤로 하며 포항 선수들은 뒤돌아서 자신의 팬들에게 걸어가 짧은 인사를 남기고 락커룸으로 사라졌습니다.
사실 이 경기가 리그인지 컵 대회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그 정도로 경기는 치열했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졌던 수원의 공격을 마지막 연장전까지 잘 막아냈지만 승부차기에서 분패하며 포항은 컵대회에서 내려와야 했습니다. 조금 허탈할 수도, 허망할 수도 있는 끝이었습니다. 충분히 그랬었던 탓인지 승부차기가 끝난 후에도, 선수들이 인사를 하고 사라진 후에도 포항의 팬들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았은 채, 그라운드를 내려다봤습니다. 순식간에 지나간 2시간이 마치 한순간의 꿈이었던 것처럼.
김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