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섹시 아이콘' 설현이 아닌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버지를 봉양하며 지쳐가는 설현은 어떨까.
8일 서울시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설경구, 김남길, 설현, 오달수, 원신연 감독이 참석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을 통해 설현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버지 병수(설경구)에게 헌신적인 딸 은희로 분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설현은 무대 위 섹시한 AOA의 모습을 잠시 내려놓고 수수한 분위기의 '은희' 그 자체로 변신한다.
그에게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원신연 감독은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공개된 영상을 통해 "아이돌 출신의 여배우라는 색안경이 너무너무 무서운 것"이라며 "색안경을 벗는 순간 김설현이라는 배우로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남길 또한 "이 친구가 이렇게까지 연기를 하는구나라는 놀라움이 있었다"고 밝혔고, 오달수는 "어린 배우들에게는 성실한 것처럼 중요한 게 없는데 성실하고 노력하는게 보일 것"이라고 칭찬했다. 스태프들도 그런 설현을 아꼈다. 설현의 깜짝 생일파티를 촬영 현장에서 열어주기도 했고, 설현은 이러한 스태프들에게 감사해하며 직접 뷔페 회식을 '쏘기도' 하는 등 촬영장의 막내로서 고군분투했다.
설현은 "피분장을 하고 평소대로 돌아다니고 밥을 먹고 그랬다. 처음해보는게 많았다"고 '살인자의 기억법'에서의 연기에 대해 떠올렸다. 그는 "산에서 맨발로 뛰어다니기도 했고 흙에 뒹굴기도 했다. 많은 걸 해봐서 재밌었고 하루하루 도전하는 느낌으로 촬영장에 나갔던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원신연 감독은 "설현이 촬영 두 달 전부터 설경구의 딸로 살았다. 본능적으로 그때 그때 연기가 나오더라"고 놀라워했다.
원신연 감독은 설현에 대해 "지금 많은 대중들이 알고 있는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 있다. 같이 밥을 먹으러 다니거나 촬영 현장에서 돌아다니거나 하면 아무도 못알아본다"고 운을 뗐다. 워낙 설현이 극 중 역할에 몰입한 모습으로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는 것. 하얀 도화지처럼 그리면 그리는 대로 모든 것이 드러나는 설현은 원신연 감독의 눈에 확실히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원 감독은 "너무 예쁘게 나와 내심 불안하기도 했는데 본능적인 연기로 커버하더라. 스스로를 눌러가며 균형을 이뤄갔다"며 설현의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설현에게 이번 '살인자의 기억법'은 도전 그 자체. 설현은 "활동을 많이 하다보니 대중이 자주 많이 보신다. 고정된 이미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 자신을 들여다보니 그 고정된 이미지는 제 자신이 만들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며 "외면적으로나 내면적으로나 뭔가를 정해놓고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었는데, 그런 것을 많이 내려놓고 촬영을 하려고 노력했다. 하루하루 도전하는 느낌으로 촬영했다"고 힘줘 말했다. 자신이 노력한만큼 대중이 긍정적인 시선으로 봐주기를 조심스레 피력하는 모습이었다.
걸그룹 뿐만 아니라 연기자 설현으로서도 그는 차근차근 필모그라피를 쌓아나가고 있다. '살인자의 기억법'팀의 칭찬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난 설현이 스크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오는 9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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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