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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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순간에 마주한 수원과 전북

기사입력 2008.09.25 23:32 / 기사수정 2008.09.25 23:32

문용선 기자

[엑스포츠뉴스=문용선 기자] '하필이면 이런 순간에…'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20라운드에서 수원삼성과 전북현대가 정면충돌한다. 최근 부진으로 성남에 선두를 빼앗긴 수원과 리그에서 2연승을 거두며 아직 6강의 꿈을 간직한 전북의 대결은 양팀의 ‘앙숙’ 관계와 맞물려 20R 최대의 빅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어린이날 전주를 울렸던 수원

양팀은 이번 시즌 단 한 차례 맞붙었다. 어린이날이기도 했던 5월 5일, 전북은 홈경기 최다관중을 기록하며 안방에서의 사상 최대의 흥겨운 잔치를 예약했었다.

홈팀 전북은 수원을 전반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이며 승리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였다. 수 대의 원정버스로 전주성(전주 월드컵 경기장의 애칭)을 찾은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의 표정에는 불안감이 감돌았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양팀은 후반전에 더욱 뜨겁게 맞붙었다. 양팀 공격수들의 슈팅이 연속적으로 터지면서 경기장이 진동했다. 뜨거웠던 경기장의 열기는 후반 17분에 서동현의 골이 터지자 일순간 침묵으로 급변했다.

그러나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북의 간판 골잡이 조재진이 문전에서 연결된 프리킥을 멋지게 골대 안으로 차 넣으며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1-1 동점에 성공한 전북은 기세를 올리며 수원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하지만, 경기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후반 인저리 타임. 수원 조용태의 왼발 아웃사이드 슈팅이 골네트에 꽂혔다. 그랑블루는 멀리서 원정온 충분한 대가로 짜릿하고 극적인 승리를 지급받았다. 그들은 목이 터져라. '나의 수원'을 외쳤다.

반면, 90분간 승리를 갈망하며 뜨거운 응원을 펼치던 전북의 응원석은 울음바다가 돼버렸다. 전북의 서포터즈 MGB는 서러운 눈물을 닦아내며 어린이날 축제를 씁쓸하게 마쳐야 했다.

수원, 최대의 위기를 넘겨라

수원과 전북의 만남은 양팀의 '앙숙' 관계 덕분에 매번 명승부가 연출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번 격돌은 그러한 관계를 떠나서 양팀의 시즌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더욱 극적이다.

수원은 성남에 1위를 뺏긴 지 2주가 다되어 간다. 절대 패배하지 않을 것 같던 수원은 지난 라운드에서는 제주에 1-3으로 대패하며 바닥을 치고 말았다. 4번째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향해 묵묵히 전진하던 '차붐수원'은 실로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번 경기에서 전북을 당해내지 못한다면 2위 자리마저 위태롭다. 수원이 주춤한 사이 '라이벌' 서울이 무패행진을 거듭하며 승점차이를 3점으로 줄여 바짝 뒤를 쫓고 있기 때문.

하지만, 수원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수요일 열린 컵대회 최종전에서 경남에 2-1로 승리하며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수원은 이날 경기에서 벤치를 지키던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고, 이들은 전력을 기울이는 경기로 승리를 일구어냈다. 특히, 오랜 부진에 빠져 있던 배기종, 안효연이 부활 골을 터트렸다는 점과 최성환, 최성현 등이 주전 선수들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경기를 보여준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번 경기의 라인업이 지난 경남 전과 비슷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반복된 출전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던 기존의 주전 선수들은 체력을 충전하면서 후보선수들의 선전에 커다란 정신적 자극까지 받은 셈이 됐다.

과연, 수원의 선수들은 자신들의 달라진 모습을 홈팬들 앞에서 증명해 보일 수 있을까? 수원의 홈팬들은 자신의 선수들이 전북의 공격수 조재진을 빅버드에서 고개를 떨어뜨리게 하기를 원하고 있다.

전북, 적지에서 6강의 꿈을 그린다

비록 수원이 현재 주춤하고 있지만, 전북 팬들에게는 수원과의 경기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근 연승행진으로 상승세인 팀 분위기를 꾸준히 이어가야만 꿈에 그리는 6강 플레이오프 승차권을 획득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원에 덜미를 잡힌다면 6강의 꿈은 더욱 멀어지고 만다.

경기장소도 수원의 홈인 빅버드다. 수원은 이번 시즌 홈에서 리그와 컵대회를 통틀어 단 두 번 패했다. 그것도 선두 성남과 3위 서울에 패한 것이다. 그야말로 원정팀의 무덤인 빅버드에서 전북은 90분간 상대 서포터즈와 관중의 수원 편향적인 응원에 맞서며 경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전북엔 돌아온 ‘프리키커’ 김형범과 이 경기를 손꼽아 기다려온 조재진이 있다. 수원팬들에게 김형범은 두려운 존재다. 그가 수원의 골문에 작렬시킨 프리킥 골로 침몰했던 기억이 아직 뇌리에 선명하기 때문. 더구나 김형범은 지난 19라운드 대전과의 경기에서 프리킥으로만 2골을 터트리며 절정의 감각을 보여줬다. 전북팬들은 김형범의 날카로운 오른발이 다시 한번 빛나기를 염원하고 있다.

'감자 세레머니' 논란에 휩싸이며 수원 서포터즈와 감정적 대립을 보였던 조재진도 전북의 기대카드 중 하나다. 한때 수원에 몸담았던 그는 4년 만에 녹색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적이 되어 빅버드로 돌아왔다. 역시 수원에서 단 7경기를 뛰고 방출된 루이스와 함께 수원 골문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특유의 명승부가 기대되는 수원과 전북의 K-리그 20라운드 경기는 9월 27일(토) 저녁 7시 30분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킥오프된다.



문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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