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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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놓고 응원할 수 있게...

기사입력 2005.02.19 11:53 / 기사수정 2005.02.19 11:53

문인성 기자

작년의 일이었다. 서울과 부천의 경기를 관전하러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적이 있었다. 날씨도 좋고, 주말 경기였던지라 가족단위, 연인, 친구끼리 축구경기를 보러온 팬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지금같이 프로축구의 인기가 야구나 농구에 밀려서 각종 스포츠 신문에서 뒷면으로 밀리는 상황에서 프로축구의 부흥을 위한 관중유치에 대한 노력은 참으로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우리 프로축구 팬들, 서포터즈들을 볼때면 웃음이 나오고 괜히 그들이 고맙게 느껴졌다.

썰렁한 경기장 분위기이긴 했어도, 앞에서 언급한 열성 프로축구 팬들이 적어도 7000명 이상은 되는 것 같아 그나마 마음이 불편하지는 않았다.

경기는 초반 부천이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프리킥을 성공시켜 1-0으로 전반을 마무리하고 후반전에 돌입했다. 궁지에 몰린 FC서울은 결국 후반에 김은중 선수를 투입하면서 골찬스를 노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결국, 김은중이 동점골을 터뜨린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 순간 부천 선수들은 이 상황이 오프사이드라며 강력하게 주심에게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오프사이드 시비가 일어날 수 있는 충분한 상황이었다. 부천 선수들은 계속해서 강력하게 항의하기 시작했고, 결국 경기장 분위기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분노한 부천 서포터즈들이 경기장 안으로 물병, 확성기, 기타 확인할 수 없는 물체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러한 행위를 저지하러 달려온 안전요원에게도 심한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으며, FC서울 골키퍼에게도 계속해서 큰소리로 욕을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다 이긴 경기를 오프사이드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동점골을 허용해 놓친 그 기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지지하는 자신의 팀이 그렇게 해서 억울하게 1승을 놓친다면 누구라도 억울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옳고 그른 것은 반드시 따지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분명, 부천SK 서포터즈들의 행동은 무척 잘못된 행위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경기장이 험악해지자 가족단위로 온 팬들은 눈쌀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연신 '애들 데리고 축구장 못오겠네...'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어머니들이 많았다. 어린 축구팬들도 즐거운 마음과 동심으로 바라보기에는 축구장 안은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과거 프로 야구장에서 이러한 일이 많아 크게 실망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야구장에 가면 가끔 어렸을때의 좋지 않았던 그 이미지들이 떠올라 쉽게 집중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 우리는 미래의 축구 팬들이 될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이미지를 심어주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그리고 모처럼 주말을 맞아 프로축구의 축제를 즐기러 온 모든 축구팬들에게 '다시 못 올 축제'로 인식시켜 주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부천 서포터즈들을 참 좋아한다. 재정문제로 힘든 부천인데도 불구하고 의리있게 지켜주고 지지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간의 흥분과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프로축구 팬들을 축구장 바깥으로 내몰아서는 안될 것이다.

프로축구 선수들은 멋진 플레이를, 심판들은 공정한 판정을, 서포터즈들은 아름답고 힘찬 응원문화를 보여줄때 K리그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축제가 되는 것이다.
 


<사진: 문인성>


문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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