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뮤지컬 배우 최수진은 청순하고 단아한 외모를 지녔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반전 매력이 엿보인다. 활발하고 친근한 매력의 소유자다.
“얘기하는 것도 좋아하고 활발해요. 원래는 안 그랬어요. 내성적이고 말도 없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수줍어했거든요. 뮤지컬을 하고 나서 주위에 웃기고 재밌는 사람이 많아서 물이 든 것 같아요. 배우 언니 오빠들이 다 웃겨요. 활발한 건 제 동생(소녀시대 수영)이 더 활발한 것 같아요. 재간둥이에요.” (웃음)
‘록키호러쇼’에서도 자넷 와이즈는 브래드와 함께 반전 매력을 보여준다. 프랑큰 퍼터의 성에서 성적 욕망을 뜨게 되고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느낀다. 최수진은 초반에는 여성스럽게, 이후에는 내숭을 벗는 자넷의 이중적인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처음에는 안 그랬는데 이제는 초반에도 후반의 느낌이 나오는 것 같아 자제하려고 해요. (웃음) 반전으로 보여야 하는데 원래 (욕망이) 내재한 인물처럼 보이더라고요. 하하. 하지만 자넷이 정말 아무것도 모르다가 알게 된 인물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사회적으로 설정해놓은 매뉴얼에 따라 살다 보니 그런 것들을 표현하지 못한 거라고 해석했어요.
여자든 남자든 보편적인 기준에 맞춰 사는 사람이 많잖아요. 그래야 편하고 손가락질을 안 당하니까요. 그런 평범한 사람들도 사실은 다 알고 있고 누군가 끄집어내면 대번에 표출할 수 있죠. 함께 캐스팅된 (김)다혜와도 초반에 그런 기미를 보여주는 게 맞다고 얘기했어요. 이게 아니다 싶을 때도 있는데 아무래도 처음 만든 캐릭터가 정답에 가깝더라고요. 매 무대 조절하려고 노력해요.”
황당한 이야기이지만 누구에게나 내면에 숨겨져 있을 만한 일탈에 대한 욕망을 꺼내 보이는 작품이다. 컬트적이고 마니아틱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최수진은 재미를 확신했단다.
“이게 재밌을까 했는데 만들어보니 재밌더라고요. 관객이 그 자체로 재미있게 봐줄지 아니면 적응을 못 할 수 있는지 궁금했어요. 무슨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는데 그게 맞긴 맞아요. 아무 생각 없이 봐도 재밌는 작품이에요. 걱정했는데 관객도 좋아하더라고요. 예전에는 마니악했다면 지금은 편안하게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하는 취지로 공연 중이에요. 더 많은 분이 봐줬으면 해요.”
관객이 공연에 참여하는 ‘콜백(Call Back)’은 '록키호러쇼‘만의 재미다. 관객은 자넷과 브래드처럼 신문(리플렛)으로 비를 피해야 한다. 브래드에게 빵을 던지기도 한다. 관객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무대 건너 관객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느낀다.
“무대 위에서도 관객과 소통하는 게 많이 느껴져요. 첫 공연 때는 뭐지 싶었을 텐데 이제는 관객에게 신호를 주기도 전에 신문을 꺼내느라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요. 바스락 소리가 너무 귀엽더라고요. 일어나서 춤추는 모습도 귀엽게 느껴져요. 마치 ‘우린 너희 편이야. 우리도 즐기고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거든요. 자넷 역할로 무대에서 연기를 하고 있지만 사람 최수진으로서 관객과 교감하고 있어요. 관객이 없는 것처럼 연기해도 객석으로 오감이 가고 있죠. (웃음) 관객이 주체적으로 돼 분위기가 형성되니 좋은 것 같아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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