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의 추석맞이 인사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서 새 시즌에 대한 훈련에 여념이 없는 김연아(18, 군포 수리고)가 고국의 팬들에게 추석맞이 인사를 전해왔다.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에 맞춰 연기하게 될 쇼트프로그램과 '세헤라자데'의 선율에 맞춰 표현력을 펼칠 롱프로그램에 대한 완성은 현재 80% 정도라고 밝힌 김연아는 무엇보다 부상에서 완전하게 회복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대표 이희진)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토론토에 있는 김연아와 가진 전화 인터뷰 목록을 전해왔다. 자세한 원문은 다음과 같다.

Q : 현재 몸 상태는 어떤지? (고관절 부분과 허리 상태는)
김연아 : 지난해 부상은 다 나았고 고관절이나 허리에도 통증이 없는 상태이다. 10월 말경에 시작되는 첫 대회에 맞추어 몸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Q : 새로운 프로그램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나?
김연아 : 80% 정도. 전체적인 구성의 조화로움이나 각 기술의 숙련도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동시에 세부적인 동작에 대해서는 연습 도중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코치, 안무가 등과 상의하여 조정하고 있다.

Q : 새로운 프로그램은 마음에 드는지(지난해 프로그램과 비교해서)
김연아 : 무엇보다 몸 상태가 지난해보다 훨씬 좋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더욱 의욕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음악에 있어서도 예전부터 사용해 보고 싶었던 음악이면서 팬들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곡이라서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Q : 갈라 프로그램 곡은 결정됐는지? 아님 언제쯤 결정되나? 선호하는 곡은?
김연아 : 최종적으로 두 곡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 두 곡에 대해서는 안무도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늦지는 않았다. 쇼트와 프리가 잘 되니까 갈라에서도 욕심이 생긴다. 어쨌든 새 시즌에는 보다 다양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선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Q : 달라진 채점 기준으로 인한 영향은?
김연아 : 스핀과 스파이럴의 구성 등에 대해 코치와 상의해서 새로운 기준에 적응 중이다. 채점 기준의 세부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지나치게 신경쓰기보다 완성도 및 성공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에 따르면 지금까지 나에게 크게 영향을 끼칠 만한 부분은 없기 때문에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Q : 새로 선보이는 기술이 있는지?
김연아 : 새로운 기술을 습득한다는 것은 오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며, 부상 등 그에 따른 위험도 크기 때문에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물론 부상이 두려워서라는 말은 아니고, 현재 내가 구사할 수 있는 기술들을 완벽히 보여드리기에도 모자란 훈련 시간이기 때문에 최대한 여기에만 집중하려고 하는 것이다.

Q : 새로운 프로그램의 의상은 어떤 형식인가?
김연아 : 음악의 분위기에 맞추었다. 음악의 제목을 보고 의상을 보면 '아' 하고 쉽게 연상하실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라 나도 빨리 보고 싶다.

Q : 새 프리 곡은 예전에 이리나 슬러츠카야, 안도 미키 등이 썼던 곡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연아 : 워낙 많은 선수들이 다양한 곡을 쓰다 보면 겹치는 경우도 실제로 많이 생긴다. 다른 선수가 이미 사용했던 곡이라는 점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음악은 전체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한 요소일 뿐 어떻게 해석해서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다만 여러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사용했던 곡인 만큼, '세헤라자데'하면 김연아가 연상될 수 있도록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

Q : 그랑프리 파이널이 한국에서 열린다. 이에 대한 소감은?
김연아 :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아이스 쇼가 아니라)에 참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많은 분들에게 직접 보여드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지만, 팬들의 기대가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더욱 잘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면서 훈련한다.

Q : 최근에 만 18세 생일을 맞이했는데?
김연아 : 내년에 대학 간다는 소식에 놀라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 여전히 귀여운 소녀 이미지가 강한가 보다. 또래 친구들과 자주 어울릴 기회가 없다 보니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이 실감이 잘 나지는 않는다. 아무튼 지금은 시니어 대회와 올림픽에 나갈 자격이 되는 나이라는 정도…. 팬 여러분들이 멀리 여기까지 선물을 많이 보내 주셨다. 한사람 한사람 답해 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정성이 담긴 선물들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Q : 규칙적인 훈련이 반복되는 단조로운 생활의 연속일 듯한데,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김연아 : 나만의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고, 많이들 아시다시피 가끔 노래방에 들러서 한국 노래 부르기, 싸이월드 미니홈피 꾸미기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최근에 유행이라는 카메라를 선물로 받았는데, 원래 가지고 놀던 조그만 디카보다 어렵지만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은 시간이 많이 없지만, 시즌이 끝나면 잘 배워 보고 싶다.

Q : 고려대에 입학지원은 했나?
김연아 : 인터넷으로 지난 9월 9일 원서접수를 했는데, 아직 해야 할 절차가 많이 남았다.

Q : 대학지원을 한 소감은?
김연아 : 아쉽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데, 사실 별로 실감은 안 난다. 아쉬운 점은 중고등학교 생활을 그다지 해 본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대학생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고, 설레는 점은 나도 이제 정말 어른이 되어간다는 느낌이 나는 점이다. 또래 친구들은 입시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텐데, 난 솔직히 입시보다는 코앞에 있는 대회가 더 걱정이다.

Q : 대학생이 되면 하고 싶은 것은?
김연아 : 여행, 쇼핑, 친구들과 수다떨기 등 지금까지 운동하느라 참아왔던 많은 것들이 하고 싶지만, 2010년에는 동계올림픽이 있으니까 입학한다고 당장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Q : 대학 입학을 앞두고 준비하는 것은?(예를 들어 독서, 영어공부 등)
김연아 : 영어공부는 꾸준히 해 오고 있었는데, 요즘엔 말하기/듣기보다 읽기/쓰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고 한다. 지원할 대학을 결정했다는 기사가 나간 이후로 팬들에게서 오는 선물 중에 책이 부쩍 늘었다. 인터넷 하는 시간을 줄이고 책을 많이 읽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중인데 쉽지는 않다.

Q : 추석을 맞는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김연아 : 추석이 며칠인지도 얼마 전에 알았네요. 이곳 캐나다에서는 저는 이번에 고향에 못 가지만, 멀리서나마 같은 보름달 보면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이 기쁜 마음으로 가족,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건강하시기를 기원할게요.

Q : 올 시즌을 앞두고 각오
김연아 : 얼마 전 올림픽 기간 동안은 우리나라 선수들의 활약에 저도 참 즐겁고 자랑스러웠어요. 저도 남은 기간 계속 열심히 준비해서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는 많은 여러분들을 더 행복하게 해 드리는 선수가 될게요. 많이 응원해주세요!

[사진 = 김연아 (C) 전현진 기자]

조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