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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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히어로즈, 꼴찌는 울지 않는다

기사입력 2008.09.08 02:04 / 기사수정 2008.09.08 02:04

김도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 11연승을 달리던 폭주기관차 롯데의 질주를 멈춰 세웠던 것은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무적 SK가 아니었다.

2위 두산도 못했고 3위 한화도 막아내지 못했던 그 상승세를 막아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최하위 LG였다.

9월 3일 부산 사직구장. LG 봉중근은 팀 창단 이후 최다 연승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롯데를 맞아 27타자를 상대하며 6과 2/3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봉중근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재영과 오상민 그리고 정재복도 남은 이닝을 1실점만 허용하면서 끝내 롯데의 연승행진을 막아내고 말았다. 이날 LG는 최하위 약체가 아니라 당당한 도전자의 위용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9월 5일. 지난 4월 20일 이후 단독 선두를 질주중인 선두 SK를 맞아 LG의 선발투수 옥스프링은 8회까지 2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SK에게 9회 초 역전승을 허용하고 말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9회 말에 동점을 이루었던 LG의 투지는 팬들에게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었다.

그리고 지난밤 LG는 선두 SK에게 믿지 못할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7회까지 0대 5로 끌려가던 LG는 8회 말 1사 주자 2루에서 안치용의 우중간 2루타와 최동수의 2루타로 2대 4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조인성이 좌월 2점 홈런을 날리며 1점차까지 추격했다. 계속된 9회 말 공격에서는 SK 특급 마무리 정대현을 상대로 1사 2루와 3루의 찬스에서 서동욱이 역전 2타점 적시타로 대역전극의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밤 LG는 쉽게 포기하고 쉽게 무너지던 LG가 아니라 악착같이 따라붙고 기필코 이겨내는 LG였던 것이다.

8위 LG와 더불어 7위 히어로즈도 그렇다. 후반기 들어 이긴 경기보다 진 경기가 더 많았던 히어로즈였지만 갈 길 바쁜 기아를 상대로 8월 31일 5대 0의 승리를 이끌어냈고 9월 5일 2위 두산을 상대로는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12대 5의 승리를 거두었다.

역시 지난밤 히어로즈는 두산을 상대로 끈기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기 들어 선발로 나섰던 2경기에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며 갈수록 메이저리거의 위력을 되찾아가고 있던 김선우를 상대로 안타 5개와 볼넷 2개로 3점을 뽑아냈다. 결국, 승부는 11회 연장까지 이어졌다. 결국, 뒷심부족을 드러내며 분패하고 말았지만 3위 롯데에게 1게임차로 쫓기고 있던 두산을 식겁하도록 만드는 투지를 보여준 것이다.

물론 꼴찌는 어디서든 천덕꾸러기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LG와 히어로즈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포스트 시즌 진출의 희망이 사라졌다고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앞으로 2-3위 순위 다툼이 치열해 질수록, 그리고 4-5위 경쟁이 뜨거워질수록 LG와 히어로즈의 앞길은 험난하기만 할 것이다. 1승이 아쉬운 이들 팀으로서는 꼴찌를 상대로 필승의 전략으로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꼴찌는 서럽지만 운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견뎌내고 이겨내야만 한다. 야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고 LG와 히어로즈에게는 여전히 그들을 성원하고 응원을 보내는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김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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