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8.26 17:16 / 기사수정 2008.08.26 17:16
전 국민을 야구에 열광하게 만들었던 '전승 금메달 신화' 가 막을 내리고, 26일부터 프로야구가 다시 돌아온다. 25일간의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선수들도 다시 '본업' 으로 돌아온다. 여기에 '베이징의 영웅' 들이 각 소속팀의 일원으로 돌아온다. 태극마크를 달았던 그들이 소속팀에서도 영웅이 될 수 있을까? 구단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긍정적인 영향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한화 - 류현진 하나만으로 충분하다?
한화는 이번 올림픽에서 류현진과 김민재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시즌 최고의 거포임을 자랑하는 김태균과 이범호는 각각 이승엽(요미우리), 김동주와 포지션이 겹쳐 선발되지 못했다. 그래도 류현진과 김민재의 존재는 김경문호의 안정을 가져왔다.
'괴물' 류현진은 캐나다전과 결승전에 나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캐나다전에서는 단 1점의 득점지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구위를 끝까지 잃지 않았다. 결승전에서는 힘있는 쿠바 타자들에 힘으로 맞서 승리했다. 두 경기 모두 끝까지 낮은 제구를 유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올시즌 초반 주춤했으나 이내 안정을 되찾고 탈삼진 공동 선두(107개), 다승 공동 3위(10승)를 달리고 있어 한화의 굳건한 기둥이 될 것이다.
김민재는 노장다운 안정감을 보여주었다. 박진만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으나, 박진만이 컨디션 난조로 비운 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덕분에 수비력을 기반으로 한 대표팀의 9연승이 가능했다. 소속팀에서도 젊은 내야수들을 지휘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다.
롯데 - 이대호가 살아나야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
롯데에서도 올시즌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들이 올림픽에 참가했다. 4번타자 이대호, 팀 내 최다승의 송승준, 안방마님 강민호가 그들. 덕분에 롯데 팬들의 포스트진출 꿈은 무르익고 있다.
이대호는 미국전에서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예선 일본전에서 극적인 동점홈런, 네덜란드전에서 기선제압포를 날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꾸준한 컨디션으로 타선을 이끈 주인공. 시즌 중반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이대호는 대표팀 소집이 임박하자 다시 살아났고, 결정적인 순간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대호의 부활은 롯데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효과. 치열한 4위싸움에서 선봉장이 될 태세다.
올시즌부터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송승준은 팬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중국전에서 타선의 지원을 전혀 받지 않은 상황에서도 꿋꿋이 제몫을 다해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예선 쿠바전에서는 선발로 나서 초반 흔들렸으나 다시 평정을 되찾고 '대어' 를 낚는 데 기여했다. 소속팀에서는 손민한과 함께 투수진의 안정을 가져올 것이다.
젊은 안방마님 강민호는 대형포수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일찌감치 롯데의 주전포수 자리를 차지해 경험을 쌓은 강민호는 젊은 패기로 대표팀 투수들을 리드했다. 주전포수 진갑용이 대만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으나, 그의 공백을 느낄 수 없을 정도의 활약으로 연승을 이끌었다. 타석에서의 부진도 조금씩 털어내더니 준결승전에서 결정타를 날리기까지 했다. 강민호가 시즌 끝까지 지치지 않는 것도 롯데 가을야구의 필수 조건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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