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8:49
스포츠

[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 손태진 금메달 다시보기

기사입력 2008.08.27 09:01 / 기사수정 2008.08.27 09:01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8월 21일 중국 베이징 과학기술대학교체육관(중국어: 北京科技大学体育馆)에서 열린 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 대회에서 2007년 세계선수권 -62kg 65위 손태진이 2005년 세계선수권 -67kg 우승자 마크 로페스(미국)를 결승에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손태진은 16강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67kg 3위 데니스 베커르스(네덜란드)에게 4-3, 올해 유럽선수권 -67kg 우승자 세르베트 타제귈(터키)과의 준준결승에서 1-0, 준결승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72kg 우승자 쑹유치(대만)에게 7-6으로 승리하고 결승에 올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 이번 올림픽보다 하위체급에 출전하여 부진했고 국제경험도 부족한 손태진은 16강 상대보다 4cm가 크다는 것이 객관적인 유일한 장점으로 여겨졌으나 2라운드까지 2-3의 열세를 3라운드 2-0으로 역전하며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애초 준준결승에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67kg 우승자 헤슬레르 비에라(쿠바)가 유력상대였지만 타제귈이 4-3으로 비에라를 꺾고 올라왔다. 올해 유럽선수권 우승 외에는 국제대회 입상경력이 없고 손태진보다 2cm 작아 해볼 만한 상대로 여겨졌다.
 
그러나 손태진은 3라운드까지 선제 발차기로 3점을 획득했음에도 감점 2회로 1-0의 신승을 거뒀다. 판정논란 여지가 다분한 3라운드 종료 직전 손태진 몸통에 대한 타제귈의 발차기가 점수로 인정됐다면 준결승 진출은 무산됐을지도 모른다.
 
소극적인 경기도 눈살을 찌푸리기에 충분했다. 상대 공격을 고의성 짙은 넘어지기로 회피한 것은 기본이었고 아무런 공격시도 없이 상대를 향해 점프한 것은 종주국 대표의 자부심과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문자 그대로 ‘추태’였다.
 
안면에 대한 주먹가격과 하체에 대한 다리공격이 허용되지 않고 상대에 대한 잡기·밀기, 던지기가 허용되지 않는 규정상 공격 의도 없이 자신을 향해 점프한 손태진에 대해 타제귈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준결승 상대는 예상대로 지난해 세계선수권 -72kg 우승자 쑹유치(대만)였다. 세계선수권 1위 외에는 이렇다 할 국제경력이 없고 손태진보다 4cm가 작지만, 상위체급 최정상급 선수라 부담스러웠다.
 
1, 2라운드에서 양 선수는 각각 2-2로 총점 4-4로 팽팽한 균형을 유지했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손태진은 3-2로 우위를 점하는 데 성공, 총점 7-6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준준결승의 소극적인 경기를 의식했는지 준결승에서는 7점을 모두 선제 발치기로 획득했다. 반면 쑹유치는 6점을 모두 반격을 통한 다리공격으로 얻었다.
 
결승 역시 준결승과 마찬가지로 유력상대인 마크 로페스가 올라왔다. 2005년 외에도 세계선수권에서 2003년 -67kg 2위, 1999년 -62kg 3위를 기록했다. 올해 세계선수권 -67kg 5위가 자신의 메이저대회 최저 성적일 정도로 경험과 꾸준함을 두루 갖췄다.
 
경험과 체격의 열세가 확연한 경기였지만 메이저대회 2회 출전만의 입상이 이미 확정된 상황이고 결승 진출만으로도 충분히 운이 따랐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큰 기대 없이 준준결승과 같은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지 않으면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길 바라는 것이 무난한 상황이었다.
 
1라운드에서 손태진은 경고 1회를 받았지만 발차기 반격 2회로 2점을 얻으며 앞서갔다. 그러나 선제공격을 꺼리는 양상은 2라운드에도 이어져 경고 1회를 더 받아 감점을 당했고 로페스는 발차기 반격으로 1점을 얻어 1-1 동점을 이뤘다. 승패를 결정지은 3라운드에서 손태진은 선제·반격 발차기로 각 1점을 획득, 경고 1회와 선제 발차기 1점을 얻은 로페스에게 우위를 점하여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금메달이란 호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한국 태권도 국제대회 우승 역사에 길이 남을 8강전의 추태와 4경기 합계 경고 8회의 소극적인 경기운영, 전년도 세계선수권 저체급 65위의 올림픽 1위는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대륙·세계 선수권과 체급이 다르고 별도의 예선만으로 주최추천(혹은 개최국 선수) 1인을 제외한 본선 16강 참가 전원을 뽑는 올림픽의 경기 방식은 메이저대회와 동떨어진 운영이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타 스포츠였다면 전년도 세계선수권 저체급 65위는 예선 참가 자격조차 얻지 못했을 것이다. 만 20세의 젊은 선수이니 앞으로 이번 대회의 비판요소를 타 메이저대회에서 이해할만한 과정과 성적으로 만회하길 바란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사진=손태진 (C) 2008년 올림픽 공식홈페이지]

강대호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