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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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은 호나우디뉴에게 '부활의 땅'이 될까?

기사입력 2008.08.17 14:18 / 기사수정 2008.08.17 14:18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션양, 박형진 기자] 베이징에 입성한 호나우디뉴. 그에게 베이징은 결코 낯선 곳이 아니다.

호나우지뉴는 지난해 여름 바르셀로나 중국 투어의 일환으로 베이징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부상으로 빠지기는 했지만 앙리를 갓 영입하여 공격진을 정비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바르셀로나 중국 투어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였고, 중국의 많은 팬이 '샤오루어(호나우지뉴의 중국식 칭호)'를 보기 위해 2,000위안에 육박하는 비싼 표를 사 경기장에 들어왔다.

그러나 베이징에서 호나우디뉴의 컨디션은 결코 좋지 못했다. 시즌 시작 전의 훈련과 한 수 아래 팀과의 경기만을 가지고 선수의 기량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호나우디뉴의 컨디션은 막 팀에 합류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앙리와 비교해도 나을 것이 없었다. 오히려 기자의 눈에는 훈련장 미니게임에서 두 골을 넣은 이니에스타나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인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의 기량이 더 인상적이었다. (두 선수는 호나우디뉴와 함께 친선경기에서도 골을 넣었다.)

호나우지뉴는 베이징 궈안과의 친선경기에서 한 골을 넣기는 했지만, 그의 경기력은 팬들을 만족시킬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이미 그때부터 '외계인' 호나우지뉴는 어쩐 일인지 '지구인'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07/08 시즌은 호나우디뉴 축구인생에서 '최악의 시즌'이 되어버렸다.

'최악의 시즌' 호나우디뉴, 1년만에 베이징으로 돌아온 사연은

잦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찾기 힘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호나우디뉴의 기량은 급격하게 하락했다.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던 호나우디뉴는 이제 바르셀로나 팬들로부터 박수를 받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마침 도스 산토스, 보얀과 같은 어린 선수들이 급성장했고, 이니에스타 역시 함부로 선발에서 뺄 수 없을 만큼 비중이 큰 선수가 되면서 호나우디뉴를 경기장에서 보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었다.

라이카르트 감독 딸과의 염문설, 끊이지 않는 이적설에 방출설까지‥ 호나우디뉴의 추락은 끝이 없어 보였다. 그렇게 한 시즌이 지나고 호나우디뉴는 자신에 대한 모든 소문을 뒤로하고 AC밀란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그는 곧장 밀라노로 향하는 대신 노란 유니폼을 입고 베이징으로 향했다.

자신의 이적 조건에 '올림픽 참가 허락'을 넣었던 호나우디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탁월한 축구 감각이 있는 그는 다른 누구보다 자신의 컨디션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대로 AC 밀란에 입단한다면 바르셀로나에서와 마찬가지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을 게 뻔한 이상, 호나우디뉴는 베이징을 자신의 '재기의 땅'으로 삼고 부활을 노린 것이다.

아직은 '지구인' 호나우디뉴, 브라질의 우승 견인할까?

호나우디뉴는 C조 예선의 3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한 데 이어, 연장전까지 간 8강 카메룬전에도 120분 풀타임으로 출전했다.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던 '처진 배'도 이제는 많이 들어가 예전에 근접한 몸매를 자랑했다. 분명 호나우디뉴에게 올림픽 참가는 '외계인'으로의 부활에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 올림픽대표팀은 호나우디뉴의 부활을 위해 존재하는 팀은 아니다. 소속팀과의 갈등 끝에 디에고, 하피냐 등의 선수를 데리고 온 것만 해도 둥가 감독의 야심을 읽을 수 있듯이, 브라질은 이루지 못한 올림픽 우승의 꿈을 실현하고자 한다. 호나우디뉴 역시 자신의 완벽한 부활을 상징해줄 올림픽 금메달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호나우디뉴는 카메룬전에서 두 번째 골로 연결되는 멋진 크로스를 전달하기는 했지만, 브라질 올림픽대표팀의 핵심으로 그를 꼽기엔 그의 활약이 2% 부족했다. 호나우디뉴의 활약을 지켜본 브라질 기자들 역시 "호나우지뉴의 컨디션이 아직은 별로다"며 고개를 저었다. 비록 뉴질랜드전에서 2골을 넣으며 감각이 살아나기는 했지만, 아직 그의 부활을 논하기엔 그의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다.

션양과 친황다오에서 네 경기를 치른 호나우디뉴는 이제 준결승 경기를 위해 베이징으로 들어왔다. 호나우디뉴로서는 자신의 '추락'이 시작된 베이징 땅이 남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베이징이 호나우디뉴에게 '추락의 땅'에서 '부활의 땅'이 될 수 있을지, 호나우디뉴가 브라질의 '노 골드' 한을 풀어줄 수 있을지, 이제 이 모든 것은 베이징에서 결정될 것이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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