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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엑츠 올림픽와이드 - 하] '수비 제왕' 왕기춘, 금빛 매트에 도전한다

기사입력 2008.08.11 04:45 / 기사수정 2008.08.11 04:4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유도가 아닌 다른 격투기 종목들을 보면 공격이 강한 선수와 수비와 테크니션이 강한 선수가 맞붙으면 공교롭게도 수비와 기술이 좋은 선수가 근소하게 이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정성과 밸런스에 기본을 두고 시합에 임하는 '수비형 선수'들은 그만큼 빈틈을 찾기 힘들고 초반에 이들을 제압하지 못하면 시간이 흐르면서 수비가 강한 선수들에게 점점 고전을 당하게 됩니다.

많은 유도 전문가들은 남자 유도 73kg급에서 한국 대표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를 실질적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꼽았습니다. 그만큼 2004 아테네올림픽 챔피언인 이원희(27, 한국마사회)와 무서운 도전자인 왕기춘(20, 용인대)의 기량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었습니다.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모든 선수들을 한판으로 제압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이원희는 '한판승의 사나이'란 닉네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보는 이들을 흥분시키는 화려한 공격기술을 갖고 있는 이원희는 전형적인 공격 선수이고 상대방의 역습을 막아내는 밸런스도 뛰어납니다.

왕기춘은 이원희와는 다른 케이스의 선수입니다. 한동안 이원희의 연습 파트너가 돼, 하루에 수도 없이 매트에 내리 꽂혀야 했던 왕기춘은 이원희의 화려한 기술에 많이 당해봐서 인지, 어느 때부터 고난도의 기술을 피해가는 요령을 터득하고 있었습니다.

왕기춘의 장점은 아무리 강한 기술을 넣는다고 해도 좀처럼 넘어가거나 흔들리지 않는 점입니다. '한판승의 사나이'로 불릴 정도로 화려하고 강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이원희도 완전히 성장한 왕기춘은 도저히 매트에 쓰러뜨릴 수 없었습니다.

왕기춘을 상대해 본 선수들은 '어떠한 기술을 걸어도 도무지 먹히지 않는 선수'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순발력과 유연성까지 겸비하고 있는 왕기춘은 공격기술이 걸렸을 때, 여기에서 빠져나오는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연장전까지 가도 도무지 지칠 줄 모르는 강한 체력이 왕기춘의 강력한 무기입니다. 실제로 왕기춘은 이원희와 연장승부에 가서 승리한 경험이 있었고 국제대회에서도 연장전에서 강한 모습을 꾸준히 나타냈습니다.

이렇게 철통같은 방어력을 가지고 있는 왕기춘이지만 이원희에 비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필살' 공격기술이 부족하다는 점은 왕기춘의 단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왕기춘은 이러한 점을 보강하기 위해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다양한 기술들을 습득했고 특히, 업어치기의 위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뒀습니다.

왕기춘은 첫 경기에서 비교적 약체인 선수와 만나게 되지만 두 번째 시합에서 까다로운 상대인 야로미르 예체크(체코)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체크외에 이 체급에서 왕기춘을 위협하는 선수들은 일본의 가나마루 유스케와 세르게이 토마(몰도바)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왕기춘이 가장 까다로워 하는 선수는 한번 진 경험이 있는 토마입니다.

그러나 어지간해서는 절대 매트로 쓰러지는 일이 없는 왕기춘은 자신감에 가득 차 있습니다. 자신의 강점은 강한 체력과 수비를 바탕으로 그동안 갈고 닦은 공격기술들을 유용하게 사용한다면 왕기춘의 금메달 전망은 한층 밝아질 것입니다.


[조영준의 엑츠 올림픽와이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벌어지는 한국 팀의 경기와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종목들을 전망해 보는 프리뷰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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