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 : 수원 엠블렘)
(사진 출처 : 수원삼성 블루윙즈 공식 홈페이지)
2004년 정규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등과 같은 비중있는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수원. 전력 강화를 위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끈 송종국과 김남일을 영입했다. 또 안효연, 전재운, 조원희도 수원 소속 선수가 되었다. 반면 고종수, 조병국, 손대호, 권집 등과 같은 기존 선수들은 타팀으로 이적했다.
선수층 변화로 차범근 감독이 원하는 축구 스타일은 더욱 빛을 발휘하게 되었다. 최근 수원으로 이적한 선수들은, 대부분 차범근 감독 선호 스타일에 잘 맞는 선수다. 특히 차범근 감독은 작년 시즌 도중에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와의 인터뷰에서 김남일 같은 선수가 팀에 필요하다고 밝힌적이 있었다.
수원이 2004년에 선보였던 축구 스타일은 크게 템포축구와 실리축구로 나눌 수 있다. 템포축구로 공격적인 경기력을 펼쳤다면, 실리축구는 후기리그 중반부터 두각을 드러내 수원 정규리그 우승의 밑바탕이 되었다. 2005년에는 2004년보다 전력이 완성된 축구 스타일을 펼칠 수 있다. 더구나, 달라진 선수층으로 멀티 플레이어들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 되었다. 과연 수원은 어떤 스타일의 축구를 선보일까?
다시 템포축구로 전환? 차범근 감독이 부임 초기에 구사했던 축구 스타일이 바로 템포축구다. 템포축구란 빠른 발을 바탕으로 기동력을 높이고, 패스를 통해 경기 속도를 더욱 높여 과감한 돌파력을 과시하는 축구 스타일이다. 템포축구를 효율적으로 구사하기 위해서는 강한 체력까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수원은 위붕이라는 독일식 체력 훈련을 접목하여 체력을 강화했고, 셔틀런 테스트로 선수들의 체력을 점검했다.
차범근 감독은 여러 언론을 통하여, 템포축구를 구사하는 아스날식 축구를 선보이고 싶다고 언급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아스날은, 빠르고 정확한 패싱력과 화끈한 득점력이 강점인 팀이다. 특히 선수들간의 물흐르듯한 원터치 패스를 줄기차게 활용하고, 빠른 템포를 살려 공격력 및 득점력까지 강화하는 특징이 있다. 공격력은 한두 선수에 치중되지 않고, 여러 선수들을 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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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범근 수원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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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A3 챔피언스컵 |
김호 전 감독의 기술축구에 이어, 차범근 감독의 템포축구를 구사하는 수원 선수들의 경기력은 점차 달라졌다. 빠른 발로 기동력을 높여 경기의 주도권과 상대팀 미드필드진을 장악했고, 한두 선수에 치중하기 보다는 여러 선수들을 통해 다양한 형태를 거치는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는 돌파가 이어져, 공격 지향적인 축구로 공격력을 높였다.
원터치 패스 횟수도 많아졌다. 동료 선수에게 패스를 받으면 오래 소유하기 보다는, 넓은 시야와 빠른 판단력을 활용하여 다른 동료 선수에게 빨리 넘기려는 원터치 패스가 많았다. 또 빠른 템포를 살려 상대팀의 진영을 무너뜨리는 파괴적인 공격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공격을 연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 종종 실수가 벌어졌고, 일부 공격수의 부진과 수비 조직력 불안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2005년에도 2004년에 펼쳤던 템포축구를 그대로 펼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선수 영입으로 템포축구의 위력은 2004년 보다 더욱 높을 것이다. 무엇보다 차범근 감독이 부임 초기에 템포축구 구사와 아스날식 축구 표방을 언급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템포축구를 완성시킬 가능성이 있다. 비록 후기리그 중반부터 실리축구로 전력에 큰 재미를 봤지만, 다시 템포축구로 전환할 가능성의 여지가 남아있다.
무엇보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 영입으로 다양한 공격 기회를 활발히 연결할 수 있다. 김두현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높은 김남일은,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날카롭고 정확한 패싱력을 구사하는 선수다. 미드필드진 운영과 상대팀 미드필드진 장악 등에 능해, 전체적인 경기 운영이 원만하다. 수비력까지 뛰어나기로 정평난 선수이기 때문에, 수원 전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이끌어 가는 '김남일-김두현' 조합과 더불어, 공격형 미드필더 김대의가 공격 연결과 돌파력 등에 능해, 수원의 중앙 공격이 더욱 강해졌다. 좌우 윙백을 맡을 최성용과 송종국은, 적극적인 오버래핑 등을 활용하여 수원의 측면 공격력을 높일 수 있다. 미드필드진을 위주로 템포축구를 활용하고, 골 감각이 뛰어난 공격수 나드손 등이 공격의 마무리를 제대로 책임질 수 있다.
기존 실리축구를 유지? 수원은 후기리그 초반에 하위권으로 추락하는 부진을 맞이하게 되자, 서서히 축구 스타일이 바뀌게 되었다. 공격 지향적인 템포 축구의 모습 보다는, 점점 수비 지향적인 경향이 높아졌다. 또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에서 시작되는 롱패스의 빈도가 많아져, 공격 기회를 쉽게 만드는데 치중했다.
결국 후기리그 중반부터 실리축구를 구사하여 전력에 큰 재미를 봤다. 실리축구는 수비 조직력을 강화하여 수비력을 높이고, 빠른 역습으로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만드는 축구 스타일이다. 수원은 '곽희주-박건하-무사'로 짜인 3백 라인으로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구축했고, 수비형 미드필더 김진우는 상대팀의 공격 길목을 활발히 차단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김대의는 빠른 역습으로 공격력을 높이는데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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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수비의 핵 곽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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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A3 챔피언스컵 |
수원은 10월 3일 서울전 승리를 비롯하여, 10월에 벌어진 4경기에서 모두 승리하여 선두권 진입에 성공했다. 특이한 것은 4경기 모두 1:0으로 승리를 거두었던 경기들이다. 1:0 이후 수비에 치중한 뒤, 경기 종료가 가까울 즈음에는 잠그기를 펼쳐 수비 진영을 두텁게 했다.
실리축구는 수원의 후기리그 우승을 비롯하여, 챔피언결정전 진출, 그리고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어지는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전기리그에서 나타난 불안한 수비력은, 컵대회를 거쳐 후기리그에서 장점으로 발전하는데 성공을 거두었다. 수원이 정규리그 우승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 역시, 강력한 수비력의 영향이 크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 1~2차전에서는 단 1실점이라도 허용하지 않았다.
여러 대회에 출전하는 2005년에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2004년에 두 개의 우승을 거두는데 밑바탕이 된 실리축구로 재미를 볼 가능성이 있다. 템포축구로 다시 전환하여 전력을 높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실리축구는 최근까지 활발히 구사했다. 현 시점에서는 실리축구가 선수들에게 잘 맞는다.
'곽희주-박건하-무사'로 짜인 3백 라인의 위력은 2005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박건하의 나이가 34세이기 때문에 노쇠화를 걱정하게 되었지만, 조커 조성환이 주전으로서 맹활약 펼칠 수 있는 기량을 갖추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은 몸싸움 과정에서 상대팀 선수를 제압하는데 능한, 싸움닭 기질이 강한 선수다. 좌우 윙백을 맡을 최성용과 송종국은 수비 가담이 적극적인 선수들이다.
공격형 미드필더 김대의를 활용하는 날카로운 역습 공격은 더욱 빛을 발휘할 것이다. 김대의가 뛰어난 공격력을 발휘해야, 나드손 등이 포진한 공격진의 활약이 살아날 수 있다. 조커 기용 가능성이 높은 안효연과 전재운은 기동력이 뛰어난 선수들이기 때문에, 수원의 역습 공격을 높일 수 있다.
활발한 멀티 플레이어 활용 가능성! 최근 수원에 이적한 선수들 중에 대부분은, 두가지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에 속한다. 송종국은 오른쪽 윙백 뿐만 아니라 수비수와 공격형 미드필더 등을 소화하며, 안효연은 공격수와 좌우 윙을 소화한다. 전재운은 왼쪽 윙과 수비형 미드필더 등을 맡을 수 있고, 조원희는 좌우 윙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등을 맡는다. 동북고 출신 신인 황규환은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 등을 소화한다.
대부분의 이적 선수및 신인 황규환 만이 멀티 플레이어가 아니다. 2004년에 수원 주전을 맡은 10명의 필드 플레이어 중에 공격형 미드필더 김대의를 비롯한 6명이 멀티 플레이어다. 조커들 중에는 오른쪽 윙백 이병근, 수비수 조성환 등도 멀티 플레이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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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티 플레이어 김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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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A3 챔피언스컵 |
타팀과는 달리 여러 대회에 출전하여 많은 경기를 치르는 수원은, 멀티 플레이어 들을 활용하여 대형 변화를 꾀할 수 있다. 여러 대회에 출전하거나 몇몇 선수들이 각급 대표팀에 차출되기 때문에, 매경기에서 항상 같은 주전 선수들로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백업층의 선수들이 주전 선수 공백을 메꾸는 기회가 많아졌고, 멀티 플레이어가 또 다른 포지션을 볼 수 있어 전력적인 각광을 받을 수 있다.
좌우 윙을 두지않는 수원의 주 대형인 3-4-1-2에서, 후반전에는 종종 4-4-2나 4-3-3 대형 등으로 변형할 수 있다. 경기 도중 대형 변화는 2005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그동안의 대형 변화는 대부분 측면을 활용한 공격적인 경기력에 비중을 둔 특징이 있다. 이 과정에서 김대의가 오른쪽 윙 으로서 측면 공격력을 높이고, 조성환이 오른쪽 풀백으로서 활발히 크로스를 연결하는 등의 포지션 변화가 있었다.
3-4-1-2 대형을 계속 유지할때, 경기 도중 선수간의 포지션 변화도 있었다. 김대의가 왼쪽 윙백을 맡거나, 우르모브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은적이 있었다. 공격수 나드손은 몇몇 경기에서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수원의 공격력을 높였다.
수원은 일부 기존 선수들을 타팀으로 이적시켰고, 여러 명의 선수들을 방출하여(타팀에 비해 빈도가 큼) 몸집을 줄였다. 타팀보다 두터운 선수층이 다소 약화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새로 영입한 선수들 중에서 멀티 플레이어들이 있기 때문에, 멀티 플레이어를 활용한 전력을 강화하게 되었다. 템포축구 또는 실리축구를 구사하더라도, 멀티 플레이어 활용 빈도가 2004년보다 더 높아졌다.
이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