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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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컴 외에도 흥미로웠던 MLS 올스타전

기사입력 2008.07.25 16:37 / 기사수정 2008.07.25 16:37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24일(현지 시각) 캐나다 토론토의 BMO 필드에서는 미국올스타팀과 웨스트햄의 2008 메이저리그사커(이하 MLS) 올스타전 경기가 열렸다. 

2005시즌부터 영국 프로리그 축구팀을 상대로 올스타전을 치르고 있는 미국올스타팀은 2005년에는 첼시, 2006년에는 풀럼, 2007년에는 셀틱을 상대로 전승을 거두는 등 축구 종가의 명문팀들에 결코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날 경기에서도 미국올스타팀은 웨스트햄을 3-2로 꺾으며 해외 클럽을 상대로 전승기록을 이어나갔고, 특히 런던에 연고를 둔 세 팀(첼시, 풀럼, 웨스트햄)에게 모두 승리를 거두며 '승리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MLS하면 아직도 베컴이(혹은 베컴 밖에) 떠오르는게 사실이지만, 이번 올스타전은 베컴 뿐 아니라 경기 내외적으로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많이 만들어냈다. 이날 경기에 대한 이모저모를 한번 살펴보자.


MLS 최고 인기 선수는 베컴? NO!

미국프로축구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는 데이비드 베컴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이번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선수는 베컴의 팀 동료 2002 월드컵을 통해 우리에게도 익숙한 랜던 도노반. 미국 국가대표인 도노반은 잘 생긴 외모와 현재 리그 득점 1위를 달릴 정도의 뛰어난 실력으로 인기가 높다. 베컴은 팬 투표 초반에는 1위를 달렸으나 이후 도노반에게 밀려나며 최다 득표에는 실패했지만 MLS 진출 이후 첫 올스타전에 뽑히는 등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이 외에도 아스톤 빌라에서 뛰었던 콜롬비아 출신 스트라이커 후안 파블로 앙헬(뉴욕 레드불스), 멕시코 축구 영웅이자 시카고 화이어 역사상 가장 유명한 선수라는 콰우테모크 블랑코가 올스타에 뽑혔다.

페널티킥을 베컴이 찬다고? NO!

지난 유로 2004 터키전의 어이없는 페널티킥 실축하는 등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연속 3개의 페널티킥을 실축한 이후 베컴은 페널티킥을 차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시즌 5골을 기록 중인 베컴이지만 LA갤럭시에서도 페널티킥은 차지 않는다. LA에서 페널티킥은 도노반이 전담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지난 시즌 MLS 최우수선수 드웨인 데 로자리오(휴스턴)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파울을 얻어내자 누가 페널티 킥을 찰 것인지 팬들은 궁금해했다. 올스타전과 베컴이 MLS에서 차지하는 상징성 때문에 베컴이 깜짝 키커로 나설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토론토에서 열리고 있다는 점 때문에 캐나다 출신인 데 로자리오가 키커로 나섰고, 그가 결승골을 성공시키자 캐나다 축구팬들이 주로 모인 BMO 필드는 열광했다. 적어도 그들에겐 베컴보다 MLS MVP 출신 자국선수가 더 멋지고 자랑스러운 선수였다.

아직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블랑코와 베컴의 발음

경기 후 인터뷰에는 미국 올스타 측에선 지미 콘라드 감독과 베컴, 그리고 환상적인 힐패스와 감아차기 슈팅으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올스타전 MVP에 선정된 블랑코가 나타났다. 지난해 MLS에 진출한 블랑코는 아직 영어가 서툴러서인지 인터뷰에서 통역을 대동했는데, 통역을 담당한 여직원은 마땅히 앉을 자리가 없어 인터뷰 내내 블랑코 뒤에서 쭈그려 앉아있어 웃음을 자아냈다.

반면 LA에 살고 있는 베컴이지만 여전히 soccer를 영국식 발음으로 '소커'에 가깝게 발음하는 것 역시 눈길을 끌었다. 아직 베컴은 'awesome'이란 표현도 자주 쓰지 않을 것 같다.

극성맞은 토론토 축구팬들

이번 올스타전은 토론토에서 최초로 열린 올스타 경기였다. 평소 극성맞기로 유명한 토론토FC 팬들은 홈구장인 BMO 필드의 좌석을 매진시켰고, 역시 극성과 격렬함에 있어선 잉글랜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 웨스트햄 서포터즈를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화려한 응원과 격렬한 야유 역시 빼놓지 않았다. 베컴이 코너킥을 차러 올 때는 BMO 필드의 트레이드마크인 휴지 폭탄 응원을 선보였고 토론토FC의 동부 라이벌팀에서 뛰는 프랭키 헤이덕(콜럼버스 크루)이나 블랑코(시카고)가 올 때는 올스타전임에도 야유를 보내기까지 했다.

전반 중반부터는 이번 미국 올스타에 유일하게 포함된 토론토의 수비수 짐 브레넌을 기용하라며 "우리는 브레넌을 원한다!"는 노래를 불렀다. 결국, 후반 14분 브레넌이 기용되었고 캐나다 출신인 데 로자리오가 결승골을 넣자 경기장은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이날 웨스트햄의 두 골을 넣었고, 경기가 끝난 뒤 브레넌과 유니폼을 교환했던 딘 애쉬턴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토론토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놀랐다. 잉글랜드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의 멋진 응원이었다. 내가 만약 토론토의 선수라면 매주 이들 앞에서 뛴다는 사실에 행복할 것이다."라고 밝히며 토론토 팬들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유달리 축구가 인기가 없는 미국과 캐나다지만, 이제 곧 축구가 4대 스포츠에 버금가는 인기스포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MLS에 경의를 표한 웨스트햄

축구 종가를 대표해 이번 올스타전에 참가한 웨스트햄이지만, 이들은 오히려 미국프로축구에 대한 놀라움과 존경심을 표시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웨스트햄의 알란 커비슬리 감독은 "미국올스타팀은 그들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그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번 올스타전의 목표는 MLS가 얼마나 재능있고 능력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MLS에 베컴밖에 없다는 말은 이들을 모욕하는 것이다. MLS는 이미 유럽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라며 이번 경기를 통해 그들이 북미팬들에게 웨스트햄을 알린 것만큼이나 프리미어리그 팬들도 MLS가 얼마나 가능성있고 능력있는지를 볼 수 있었을 것이라 밝혔다.

웨스트햄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인 조 위도슨은 19살에 불과하지만 이날 경기에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해내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는 베컴과의 대결에 대해 "베컴과 뛴 것은 엄청난 경험이었다. 그는 정말 최고의 선수다. 내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최고의 경기였음이 틀림없다."라고 말하며 흥분된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딘 애쉬턴 역시 "베컴 같은 선수와 뛰는 것은 언제나 멋진 일이다. 그러나 베컴뿐 아니라 블랑코를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대표선수들 역시 훌륭했다. 그들과 함께 뛴 것은 영광이며 (토론토 선수인 브레넌과 교환한) 이 셔츠를 오랫동안 간직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진 (C) MLS올스타전 MVP를 수상한 블랑코 = MLS 홈페이지]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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