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7.24 16:59 / 기사수정 2008.07.24 16:59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이동국의 K-리그 유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스브로와의 계약이 끝나 가는 과정에서 이동국은 잉글랜드나 유럽의 다른 팀으로 가길 원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실패로 유럽에서 그의 평판은 매우 좋지 않다. 매몰차게 들리겠지만, 유럽에는 젊고 유망한 스트라이커들이 많은데 그들이 굳이 이동국을 영입할 이유가 없는 게 사실이다.
교토 퍼플상가, 제프 유나이티드 등 J리그 팀들이 영입 의지를 보였지만 이들이 이동국의 높은 몸값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이미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마치게 되면서 이동국의 J리그 행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K-리그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우선 K-리그에는 아직도 이동국 같은 스트라이커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팀이 있다. 외국인선수 제한에 걸리지도 않는다. K-리그 팬 입장에서도 이동국 정도의 스타 플레이어를 J리그가 아닌 K-리그에서 볼 수 있기를 더 바랄 것이다. 즉, 한국에서 이동국은 여전히 환영받는 존재다.
그런 의미에서 이동국의 K-리그 행 가능성에 대한 최근 며칠 사이의 보도는 꽤 반갑게 들린다. 미들스브로와 계약이 끝나면서 이동국의 ‘K-리그 복귀시 포항 우선 이적’ 조항은 효력을 잃은 상황.
이동국은 수도권 명문팀을 원할지 모르겠지만 이미 그들은 넘쳐나는 공격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이동국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설령 그 팀들에 입단한다 해도 몸 상태가 최고조에 올라있는 기존의 주전선수들과 경쟁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특히 언론에서는 이동국의 성남행 가능성을 보도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동국의 성남행은 최악의 선택 중 하나라 생각된다. 스리톱을 구사하는 성남에는 (비록 부상 중이지만) 시즌 초반 주전 원톱 자리를 꿰찼던 신예 조동건과 장신 스트라이커 김동현이 버티고 있다. 그 외에도 모따, 두두, 최성국 등 K-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진이 자리하고 있다. 새 외국인 선수 영입 가능성도 있다. 전성기 시절이라면 모를까, 페이스가 많이 떨어진 상태에 있는 이동국이 성남에 들어가는 것은 지난 시즌 수원에서 안정환이 보여준 것과 별다를 바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친정팀 포항 역시 이동국을 크게 원하지 않는 눈치다. 포항은 얼마 전 전북에서 영입한 스트라이커 스테보가 지난 울산과의 리그 15라운드에서도 골을 기록하는 등 만족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기존의 데닐손, 남궁도, 이광재 등 공격 자원 역시 충분하다.
이동국에게 좋은 선택은?
이동국은 프리미어리그의 부진과 대표팀 출장 정지 징계, 그리고 지난 몇 개월간 새로운 팀을 알아보는 문제 등으로 꽤 지쳐있다. 또한, 해외리그에서 부진했기 때문에 국내 복귀시 큰 부담을 가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아이파크는 이동국에게 꽤 이상적인 팀이 될 수 있다.
부산은 현재 K-리그 최하위에 처져 있지만 그것은 (마치 이동국처럼) 더 떨어질 곳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이 덜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더군다나 부산에는 마찬가지로 스트라이커로서 해외리그 실패를 경험해 누구보다 그의 고충을 잘 이해해줄 수 있는 황선홍과 안정환이라는 감독과 선배가 있다. 이들과 좋은 궁합을 보인다면 부산의 팀 성적은 물론이고 서로 동반 상승효과를 일궈낼 수도 있을 것이다.
부산 입장에서도 이동국-안정환 투톱 카드는 팬들을 텅 빈 부산아시아드 경기장에 불러모으기에도 충분하고, 언론에도 큰 관심을 받으며 침체에 빠진 '부산 축구'에 옛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다.
전북현대는 현재 조재진 외에 뚜렷한 스트라이커가 없기에 이동국 영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하지만, 전북은 외국인 선수 역시 현재 한 명도 보유하지 않고 있어 휴식기 동안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도 전력 보강이 충분할 수 있기에 선뜻 이동국 영입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
전남드래곤즈는 박항서 감독이 있다는 점에서 이동국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2002년 당시 이동국이 월드컵 대표팀 최종명단에서 빠졌음을 전화로 통보하는 `악역'을 맡기도 했던 박 감독은 2004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 시절 이동국을 주장으로 임명하는 등 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다.
최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조재진이 K-리그 복귀 당시 전북행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수원시절 스승이었던 최강희 전북 감독을 꼽았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자신을 믿어주는 지도자가 있는 팀에 가는 것도 지금의 이동국에게는 생각해볼 만한 일이다. 전남 역시 외국인 선수 슈바가 분전 중이지만 고기구가 부진하고 그 외에 결정력이 좋은 스트라이커가 없어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동국을 노려볼 만하다.
K-리그 후반기 선수등록기한은 7월 31일까지다. 남은 일주일 기간 동안 이동국은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까. 이동국 스스로 가장 좋은 선택을 내려 그 선택이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던 이동국에게 가장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를 축구팬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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